고령화사회의 어두운 그림자
치매환자 20년마다 2배로 증가 예상 요양병원 의료서비스는 여전히 미흡…신체결박 등 심각한 사회문제 대두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재의 원인은 치매환자의 방화로 밝혀졌다. 한국사회가 급속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치매 발병율이 급증하면서 치매노인에 대한 학대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있다.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 건수는 매년 늘어 5년 만에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 학대는 2007년 276건에서 2012년 782건으로 5년 만에 2.83배로 늘어났다. 반면, 치매가 없는 일반 노인에 대한 학대 건수는 2007년 2036건, 2010년 2491건, 2012년 2642건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의 유형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재정적 학대, 성적학대, 방임, 유기 등이다.
치매노인을 돌보는 요양병원은 2002년 54개에 불과했지만 현재 전국에 1265개에 달하고있다. 이들 요양병원들에 수용된 노인들의 상당수는 중증 치매환자이다. 전두엽과 측두엽의 기능이 떨어져 판단력이 저하되는 중증 치매환자는 일몰 후에 극단적 행동이 더 심해지는 ‘일몰 후 증후군’이 많이 발생한다. 해가 진 이후에 강박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주변을 배회하고 불안해하며, 쉽게 흥분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보일 수 있고 환각이나 환청, 망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신체를 결박시켜 놓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해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비율은 2008년 8.4%에서 2012년 9.1%로 해마다 치솟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치매 인구는 2030년 127만명, 2050년에는 271만명으로 20년마다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노인에 대한 학대문제는 국가차원의 문제다.
서울시 북부병원 치매클리닉 김정화 과장은 “치매 환자들의 공격적인 행동의 원인은 욕구 불만 때문”이라며 “평소 쌓아 놨던 불만들을 표출하는 방식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극단 적일 수 있는 만큼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양질의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태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