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나이팅게일 선서 중)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에서 목숨을 바쳐 ‘나이팅게일 선서’를 실천한 간호조무사가 있어 안타까움이 교차하고 있다.
2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27분께 장성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별관 2층 다용도실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당직 근무 중이던 간호조무사 김모(52ㆍ여) 씨가 홀로 불을 끄려다 질식했다.
불이 난 별관 2층에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환자 34명이 입원 중이었다. 이들은 평소 김 씨가 부모님처럼 돌봤던 환자들로 알려졌다. 당시 병원에는 직원 15명이 야간 근무 중이었지만 별관에는 김 씨와 다른 직원 1명 밖에 없었다.
김 씨는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감지되자 곧바로 비상벨을 울리고 복도로 나와 복도 끝 다용도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어 함께 근무 중인 직원에게 본관에 있는 직원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신고해 달라고 요청한 뒤 직접 소화기를 들고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불이 병실로 확산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생각에 초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각종 병원물품이 타면서 발생한 엄청난 유독가스가 김 씨를 감아싸면서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병실과 복도에 쓰러진 환자들 사이에서 김 씨를 발견하고 밖으로 나와 응급처치를 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김 씨는 인근 광주신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간호업계에서는 김 씨의 희생이 나이팅게일 선서를 온몸으로 실천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세월호 사고에 승객의 목숨을 책임져야할 선장과 승무원들이 나홀로 탈출한 것과 대조를 이루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