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이탈 등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이 파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경계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금리 추가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이렇게 될 경우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를 밑돌면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7일 국제금융센터가 신흥국의 리스크(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신흥국은 지난 2013년 이후 큰폭의 자본유출을 반복적으로 경험했으며, 이번 미 금리인상 국면에선 미 금리와의 동조화 수준과 대미 수출의존도 등에 따라 자본이탈이 차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금융센터 분석결과 신흥국은 2013년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에 따른 ‘테이퍼 텐트럼’, 2014년 원자재가격 하락, 2015년 중국의 금융불안 및 미 금리인상, 지난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까지 최근 4년 사이 수차례 자금흐름의 변동성 확대를 경험했다.
기간별로 보면 2015년 8월~2016년 2월 신흥국 자금이 617억달러 순유출돼 순유출 규모가 가장 많았고, 2013년 6월 321억달러, 지난해 11~12월 292억달러, 2014년 12월 225억달러 등의 순으로 순유출을 보였다. 이를 근거로 보면 2014년과 2015년에는 대외충격의 위험도가 최상위 등급인 적색단계에 위치했으며, 최근 상황은 정상단계인 녹색을 넘어 중간단계인 황색으로 평가됐다.
신흥국의 국가별 위험도를 보면 최근 신흥국 전체적으로 리스크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2013년과 2015년 금융불안 국면과 달리 국가별 차별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3년 이후 금융불안기에는 위험도가 상승한 취약국이 대다수였으나, 미 대선 이후의 자금이탈 국면에선 분석대상 16개국 가운데 멕시코, 터키, 말레이시아, 필리핀, 중국, 인도 등 6개국만 고위험국에 포함됐다.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자금유출의 특징을 보면 먼저 채권자금 유입이 많았던 국가의 위험도가 높았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15.5억달러), 남아공(-13.5억달러), 말레이시아(-45.8억달러) 등의 자금유출이 많았다. 또 ▷미 금리와의 동조화 수준이 높은 국가(터키 -11.6억달러, 태국 -17.3억달러)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멕시코 -8.0억달러)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를 토대로 볼 때 앞으로 상당기간 미 금리인상과 달러강세가 신흥국 불안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별로는 과거 채권자금의 과다유입 정도, 미 금리와의 동조화 수준, 대미 수출의존도 등에 따라 자금이탈이 차별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 가능성이 있지만 안심할 상태는 아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의존도가 12%로 비교적 높고, 한미간 금리 상관도는 0.90으로 터키(0.93), 멕시코(0.92), 태국(0.91) 다음으로 높다. 한국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오는 20일 트럼프 신행정부가 출범하고 본격적인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펼칠 경우 ‘트럼프 리스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면 미국 리스크의 한국 상륙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