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꼼수 인상 아니냐’ 뒷말 일어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지난해에 이어 소주와 맥주가격이 또 올랐다. 이번 인상은 출고가 인상때문이 아니다. 올해부터 환경부담금 인상으로 빈병보조금이 올라가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이 판매가를 올린 것이다.

빈병보조금은 정부가 환경보호 및 자원재사용 차원에서 실시하기 위한 제도다. 환경보호라는 취지에 대체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결재의 편의성’을 들어 슬그머니 ‘꼼수 인상’에 나선 것이다.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으로 60원이 인상됐고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80원이 올랐다. 이를 반영해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도 인상분에 따라 가격을 올려 조만간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의 경우 작년 생산물량이 소진되면 기존 1330원 이던 맥주(500㎖) 한병을 1410원에 판매하고 1130원이던 소주는 1190원에 팔게 된다. 롯데마트에서도 하이트ㆍ카스후레시(640㎖) 등 맥주는 한 병에 1750원에서 1830원으로 인상되며 소주는 1130원에서 1190원으로 오른다.

빈병 보증금 인상으로 점포가 협소해 빈병을 받기를 꺼려하거나 빈병을 가져오는 손님들마다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부담을 느낀 점주들이 판매가를 높이는 강수를 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대형마트의 경우 정부 시책에 따라 빈병보조금 인상분만 올린 반면 편의점 업체들은 결제의 편의성이라는 이유를 들어 100원 단위로 올려 맞췄다는 점이다.

이에 편의점의 경우 대형마트와 달리 빈병보조금보다 더 인상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편의점 3사의 경우 참이슬과 처음처럼(360㎖) 등 한병에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한다. 이는 빈병보조금 60원보다 40원을 더 올리는 것이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맥주의 빈병 가격이 80원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업계는 100원 인상을 했다.

소비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편의점만 일부 제품가격을 보증금 인상폭보다 더 올렸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 씨는 “저 처럼 혼자사는 사람이 대형마트에서 맥주를 구입할 수 없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면서 “이번 인상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맥주와 소주가격이 올랐는데 또 오른다고 하니 조금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에 편의점 업체도 협소한 공간에다 빈병 관리라는 새로운(?) 일까지 생기면서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보조금 인상 전에 나온 제품의 병과 후에 나온 제품의 병을 일일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협소한 매장이라 빈병 보관과 매장내 냄새도 신경써야한다”고 했다. 실제 환경부에서는 소매점에 빈병 수거를 거부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반면 주류업계도 이번 빈병 보조금 인상으로 수입맥주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수입맥주들이 국내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환경부의 빈병보조금 인상에서 수입맥주는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에 가격경쟁력까지 밀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