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로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차가 단단하고 가볍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최근 베일에 싸인 제네시스 G70과 관련, “차체 강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으며, 지난해 출시된 벤츠 더 뉴 E-클래스, 올 초 출시된 BMW 뉴5시리즈 등도 차체 강성의 튼튼함을 잊지 않고 내세웠다. 저조한 업황을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 생산으로 타개하려는 국내 철강사들이 자동차 강판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포스코(POSCO)는 올해 자동차 강판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5% 이상 증가한 950만톤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8년 이후에는 연간 1000만톤 이상의 생산체제를 완성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강판 공급사로의 입지를 굳히겠단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강판용 냉연공장인 광양제철소 4냉연공장의 설비 합리화 사업을 완료했다. 또 같은해 8월에는 태국에 연산 45만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 생산 공장,‘포스코-TCS’를 준공했다.
강판 개발에도 열을 쏟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NAIAS: 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트윕(TWIP)강과 HPF(고온프레스성형)강 등 고급 자동차강판 등 미래 자동차 소재 30여종 선보였다. 트윕강은 ㎟당 100㎏의 하중을 견디면서도 가공성은 동일 강도의 양산재보다 3배 가량 높아 자동차 앞뒤 범퍼빔 등에 적용할 시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포스코는 또 자동차 강판 중에서도 인장강도가 1Gpa급 이상인 초고도강인 ‘기가 스틸(Giga Steel)’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32㎏급 고강도 강판을 적용한 자동차 외판재인 ‘사이드 아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신형 K7, 그랜저IG 등에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2015년부터 개발 착수에 들어간 3세대 강판인 AMP(다상복합조직)강의 시범 생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까지 개발을 완료한 뒤 2020년 공급을 개시,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내년까지 400억 이상 투자해 3세대 강과 초고강도강 개발 인프라 확보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초 당진제철소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 공장을 증설했다. 올해 말에는 전남 순천공장에도 비슷한 규모의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며, 연구 인력도 500명에서 800명 이상으로 늘린다.
이들 양대 철강사가 자동차 강판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과 무관치 않다. 향후 자동차 강판 생산량은 연평균 0.8%로 추정된다. 특히 포스코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고부가 가치강판인 기가스틸은 연 24.3%의 생산 성장률이 전망된다. 경량화 차에서 차지하는 기가스틸의 비중도 2015년 37%에서 2023년 69%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의 경우에도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 강판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30%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주요국가들이 연비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연비를 점점 더 중시하는 추세”라면서 연비 절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고부가 가치강판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시사했다.
r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