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승진인사 잇따라 단행 여성 배려·디지털 인재도 약진 50대들 주요 보직에 전진배치
올 연말 은행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PSY’다. 시중은행들은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 자리를 대폭 늘려 직원들을 대거 승진(Promotion)시키는 가운데 여성 임원 등 전략적으로 인재를 배치하고(Strategic), 발탁 인사로 50대 임원(Young)이 경영 전면에 나서도록 했기 때문이다.
내년 국내 경기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발(發) 금리인상, 중국 경기 회복 여부 등 변수가 산재한 탓에 조직 내 사기 진작과 함께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젊은 감각을 통한 영업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은행들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임원 자리 늘려 대규모 승진=올해 시중은행이 예상 밖의 선전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면서 연말 인사에서도 대규모의 승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임원 자리까지 늘려가며 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대규모 승진 소식을 전한 대표적인 은행은 바로 대구은행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27일 연말 인사를 단행하면서 임원을 8명에서 16명으로 2배 늘렸다. 부행장은 1명 줄였지만, 부행장보를 2명 늘리고, 상무 직급을 새로 신설했다. 부장급이던 각 사업부문 본부장들을 모두 상무로 격상시킨 것이다. 여기에 윤이열 미래금융본부장과 이준걸 여신본부장, 성석기 영업지원본부장 등 3명은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KEB하나은행도 이번 연말 인사에서 부행장을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정정희 여신그룹 전무와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전무, 장경훈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전무 등 3명이 모두 부행장으로 승진하고, 유제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연임하면서 부행장 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우리은행도 아직 임원인사는 하지 않았지만, 직원들에 대해서는 부지점장 177명을 지점장으로 승진시키는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전략적 인사 배치로 위기 극복=전략적 인사 배치도 은행권 연말 인사의 특징 중 하나다. 디지털 금융환경이 심화하는데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에 걸맞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복안에서다. 은행권도 타 권역 못지않게 여성 직원이 늘어나는 만큼 여성 인재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KB금융과 NH농협지주는 올해 인사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임원의 전략적인 배치가 눈에 띄었다. KB금융은 자산운용 부문에서 해외투자나 대체투자, 솔루션 사업 등 신성장 부문을 육성하고자 조재민 전 KT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다시 불렀다. 이에 따라 조 대표이사는 지난 2013년 KB자산운용 대표를 그만둔 후 4년 만에 친정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
김해경 KB신용정보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KB금융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되기도 했다.
NH농협지주는 올해 은행에 이어 내년에는 보험에도 디지털 혁신을 하려고 은행에서 핀테크 혁신을 이끈 서기봉 부행장을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서 신임 대표이사는 은행에서 금융기관 최초로 ‘지주 공동 플랫폼’ 모델인 올원뱅크를 출시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인물이다.
▶발탁 인사로 50세 임원 등장=젊은 인재의 발탁 인사 역시 올 연말 은행권 인사의 특징이다. 50대 임원이 주요 보직에 배치되면서 보수적인 은행 조직이 보다 젊어졌다는 평가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인사로 4명의 부행장이 모두 50대로 교체됐다. 부행장 중 가장 고령(?)인 정정희 부행장이 1958년생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에 승진한 한준성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갓 50세가 넘은 젊은 임원이다.
연말 인사로 CEO가 된 이성권 농협선물 대표이사는 아예 직급을 뛰어넘는 파격 인사로 꼽힌다. 이성권 대표이사의 전 보직은 농협은행 자금운용부 부장. 보통 농협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 상무급(부행장급) 인사 중에 선임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 중의 파격이다. 상무 직급을 뛰어넘어 CEO가 된 만큼 나이 역시 56세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기침체, 금리상승 등 내년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연말 인사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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