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가톨릭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인해 불임 수술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피임 도구인 콘돔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여성들은 원치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 불임 수술을 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최대 가족계획 전문병원인 플라팜(PLAFAM)의 의사 엔리케 아바체는 “4년전에 비해 불임 수술을 받는 여성이 23% 늘었다”며 “경제 위기가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바체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서는 일주일에 여성 30명 정도가 불임 수술을 받고 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는 “음식을 살 돈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항생제 등이 부족해 유아 사망률은 최근 2배가량 늘었다.
한 31세 여성은 지난달 둘째 아이를 낳자마자 불임 수술을 받았다. 이 여성은 “피임 도구를 구하기 어렵다”며 “아기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조차 사기 힘들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아기 엄마들은 하루종일 분유와 기저귀를 구하러 다닌다. 결국 구하지 못하면 암시장에 가서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인 다마리스 라모스는 “콘돔마저 부족해 여성들이 불임 수술을 받고 있다”며 “상점에서 피임 도구를 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부 베네수엘라 여성들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법 판매자로부터 피임 도구를 구매하고 있다. 일부 암시장 상인들은 가짜 피임 도구를 팔기도 한다.
하지만 1500달러에 달하는 불임 수술 비용은 평범한 베네수엘라인들에게는 엄청나게 비싼 비용이다. 베네수엘라 여성들은 정부나 비영리단체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혹은 할인 가격으로 불임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같은 지원 프로그램은 몇 달 전에 신청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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