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정부가 케이블TV의 사업권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디지털전환 완료 시점에 권역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업권역 폐지 방침을 일단 유보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제8차 정보통신 전략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료방송 발전방안’을 심의, 확정했다.
이날 발표된 유료방송 발전방안은 규제 불확실성 최소화와 시장 자율성 확대에 초점을 두고 ▷산업적 성장기반 조성 ▷공정경쟁환경 조성 ▷시청자 후생제고를 위한 방안이 담겼다.
우선 미래부는 케이블TV, 위성, IPTV로 각각 부여하고 있는 사업 허가를 ‘유료방송’으로 일원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를 실현, 사업 운영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케이블TV만 부담하던 시설변경허가, 준공검사가 폐지된다. 또한 복수 사업권을 보유한 케이블TV(MSO) 재허가 심사를 단일 시점에 받을 수 있도록 해 관리 부담을 완화했다.
유료방송사업자 간 소유ㆍ겸영 규제 일원화를 위해, 위성의 케이블 지분소유 33% 규제가 폐지된다. 현재 동일한 방송법령 내에서 케이블TV의 위성 지분 소유는 제한하지 않고 있다. 위성과 IPTV 간의 지분 소유에 대해서도 규제가 없다. 현재 IPTV사업자인 KT는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의 지분을 49.99% 소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사업권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미래부의 계획은 유보됐다. 케이블 고유의 지역사업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환 완료 시점에 SO사업권역 개편을 추진하되, 지역성 등을 포함한 정책 연구로 구체적 방법을 결정할 전망이다. 또한 MSO의 사업허가권을 법인단위로 통합, 행정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유료방송 서비스의 혁신을 위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신기술 도입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래부는 ‘이동통신(통신사)+방송(케이블)’ 결합상품 출시도 지원한다. 동등결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방송 상품의 요금 심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유료방송 업체들 간 대가 분쟁은 자율협상을 원칙으로 하되, 공정한 협상을 위해 절차, 정보제공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시청자 후생 제고 차원의 방안으로는 아날로그방송 시청자 보호 조치 마련, 방송사업자의 지역성 의무 확대 등이다.
미래부와 케이블업계는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는 가입자(367만명)들이 가격인상 부담 없이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앞서 시청자보호조치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업계의 시범사업 및 대체상품 마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방송의 공적책무인 지역성 강화를 위해, 전국사업자에게도 지역성 의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정책연구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케이블TV의 의무 사항인 지역채널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 지역 콘텐츠 투자 및 편성 비율 확대 등을 (재)허가시 집중적으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1개로 제한된 지역채널 편성을 사업자 의사에 따라 1개 이상 편성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사업자간 서비스ㆍ품질 경쟁을 통한 시청자 편익 증대를 위해 요금 ‘승인제’는 ‘신고제’로 완화된다.
동시에 규제 완화로 인한 시청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자별 시청자위원회 설치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품질평가 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내용의 유료방송발전방안에 대해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업계 및 전문가 입장을 수렴해 사업권역 폐지를 장기과제로 넘긴 것을 일단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케이블의 지역성 가치 훼손은 절대 양보할 수없는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료방송발전방안은 통신ㆍ방송 융합 확대, 인터넷방송 확산 등으로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및 시장 창출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SKT-CJ헬로비전의 M&A 무산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산업 발전을 위한 주무부처의 정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정책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