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당일 오후 2시에 처음 대통령 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47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6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진행된 비공개 청문회에서 입을 열었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에게 적용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건건이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해 박 대통령 혐의를 방어하는 자세를 보였다.

청와대 문고리를 쥔 실세 비서관 3인방에서 피의자로 전락한 자신의 처지에 대해선 “운명으로 생각한다”면서 “출소 후에도 박 대통령을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대통령의 당일 일정은 비어 있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매우 피곤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저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조차 대통령을 처음 본 시각이 그날 오후 2시 이후였다고 해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정 전 비서관이 그날 오후 2시가 지나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저로 가서 박 대통령을 직접 봤다고 처음에 말했다가 나중에는 대면했는지 인터폰으로 대화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이 결정되고 미용사를 청와대로 부른 것도 정 전 비서관 자신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유출 혐의와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를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라 많이 상의했다”며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이 아니고 뒤에서 돕는 분이라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보고를 안 했다”고 했다.

이어 “작년까지 청와대 문건은 계속 최 씨에게 전달했고, 인사안을 비롯한 문건을 인편으로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에 따르면 최 씨는 직접 서류에 밑줄을 쳐가며 수정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1998년 박 대통령이 정계에 진출한 이후 20여년을 함께 해온 최측근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