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 10월말 기준 사상 최저인 0.31%로 떨어졌지만,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카드론 및 고금리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 한해 카드론 이용자들과 저축은행 등 고금리 신용대출이 폭증한 결과, 내년도 은행 및 카드사들의 연체율 증가에 따라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한ㆍ삼성ㆍKB국민ㆍ현대ㆍ롯데ㆍ하나ㆍ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은 지난해 말(21조443억원)과 대비 1조6129억원(7.54%) 늘어난 23조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의 경우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 생계형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카드론 증가만으로도 가계 부실의 우려를 낳고 있는데, 연체율 역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지난 3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 중 연체되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 역시 지난해 말(1조2940억원)보다 1199억원(9.3%) 늘어난 1조4139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은 보통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원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손상된 채권으로 분류한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들이 내년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따라 카드대출 고객의 부채 상환 능력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내년도 카드사 당기순이익이 2조5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0억원(0.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금리 저축은행 대출 증가도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어 또 다른 가계부채 뇌관으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10개 저축은행 (SBIㆍOKㆍ웰컴ㆍJT친애ㆍHKㆍ현대ㆍ페퍼ㆍ아주ㆍJTㆍ참)의 올 3분기 말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6조2187억원)보다 2조9109억원(46.8%) 증가한 9조12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 10개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은 15조870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11조6361억원)보다 4조2340억원 늘었다. 전체 대출액 증가분의 3분의 2 이상이 신용대출인 셈이다.

때문에 내년도 금리상승이 가팔라질 경우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이 늘고, 높아지는 연체율에 따른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은 저금리에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크게 늘면서 연체율이 낮아진것과 같은 착시효과를 나타냈지만, 앞으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이자부담이 늘게 되면 내년부터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저축은행의 경우 저신용자 비중이 높은만큼 신용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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