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송부촉탁’ 신청해 받는 우회로 선택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때도 적용

-검찰 “ 헌재와 협의해 기록 제출범위 결정”

-특검 “검찰과 현재 협의 중”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단장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신청을 받아 23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중앙지법에 ‘최순실 게이트’ 수사기록 제출을 요청했다.

소추위는 헌재가 직접 수사기록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때 적용된 ‘기록인증등본 송부촉탁’ 방식을 이용해 기록 확보에 나섰다. 헌법재판소 심판규칙 39조에 따르면 헌재는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문서를 가진 쪽에 그 문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같은 규칙 40조에도 법원, 검찰 등이 보관한 기록 중 신청인이 지정한 일부를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헌재 관계자는 “소추위가 전날 1차 준비절차기일이 끝난 직후인 오후 6시30분께 헌재에 송부촉탁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촉탁 신청 대상은 서울중앙지검이 보관하고 있는 최순실(60ㆍ직권남용 등) 씨와 안종범(57ㆍ직권남용 등)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ㆍ공무상 비밀누설)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수사기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기소한 김종(55ㆍ직권남용 등)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장시호(37ㆍ직권남용 등) 씨, 조원동(62ㆍ강요미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수사기록도 포함됐다.

이밖에 포레카 지분 강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차은택(47ㆍ특경법상 횡령 등) 씨와 송성각(58ㆍ강요미수)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영수(46ㆍ강요미수) 전 포레카 대표, 김홍탁(55ㆍ강요미수)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김경태 크리에이티브아레나 대표(강요미수)의 수사기록도 함께 신청했다.

헌재는 소추위 신청을 수용해 서울중앙지검에 소추위가 지정한 기록을 복사해 보내달라고 이날 오전 11시5분께 요청했다. 소추위는 또 이날 오후 12시30분께 서울중앙지법이 갖고 있는 이들 11명의 사건기록 일체를 보내달라는 촉탁신청서를 헌재에 냈다. 서울중앙지법에선 현재 이들 11명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헌재도 당초 직권으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사기록을 보내달라고 지난 15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과 특검팀이 난색을 표하고, 박 대통령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늦어졌다. 재판부는 전날 1차 준비절차기일에서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 재차 검찰과 특검팀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헌재의 기각 결정을 존중하며 기록제출 범위와 방법을 놓고 헌재와 협의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도 현재 수사기록 제출과 관련해 원본을 보관 중인 검찰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