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빠른 경제성장을 일구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 민족에게 페트병의 보급이 끼친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페트병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내기까지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이 바로 한일프라콘(주)의 한규범 회장이다.

그는 1979년 세계 초유의 PET 식용유 용기를 개발,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플라스틱 용기의 우수성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한규범 회장이 플라스틱 산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1961년이었다. 그러던 1979년, 인천 연안부두에 신축 중이던 C사의 식용유 공장 소식을 접한 그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떠올리게 됐고, 그길로 업체 담당자를 찾아가 페트병 도입을 설득하기에 이른다.

한규범 회장
한규범 회장

페트병의 뛰어난 투명성과 가벼움, 실용성 등의 차별화로 선발 제품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 회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업체 수뇌부는 반신반의하며 기존의 PE병과 새로운 PET병을 병행 생산하기로 결정한다. 결과는 한 회장의 예상대로였다. 내용물이 깨끗하게 들여다보이는 새로운 PET 식용유는 주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됐다.

식용유 용기로서 첫 출발을 알린 페트병은 이후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가며 80년대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른다. 나아가 그는 환경부의 요구 아래 1992년 32개 업체와 페트용기협회를 결성해 10여 년간 회장을 역임했으며, 삼양사를 통해 연간 8천t의 폐 페트병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설비도 구축하기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마개가 닫혀져 있어 압축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고자 페트병에 구멍을 뚫으며 압축하는 기계를 개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등 재활용 운동을 앞장서 홍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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