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KOSPI) 시장 신용융자잔고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말을 앞두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도로 ‘산타랠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만큼은 꽁꽁 얼어있는 것이다. 신용융자잔고 감소는 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비관적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1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 신용융자잔고는 올 들어 가장 적은 2조86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10일 2조8554억원 이후 최저치다.
신용거래융자는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보통 지수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빚을 내기도 하고, 이렇게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면 신용융자잔고가 증가한다.
그런데 최근의 시장은 다른 양상이다. 2000선 아래에서 머물던 코스피 지수가 최근 2030선을 넘어섰는데도 신용융자잔고는 오히려 감소했다.
최근 신용융자잔고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빚청산, 상환이 늘었다는 것으로, 단기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투심이 시장을 떠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거래는 개인투자자들의 영역이기 때문에 증시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보는 것이 맞다”면서 “10월 이후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를 했지만 개인은 순매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인덱스(지수)는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개인은 매도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 월별 순매수 현황을 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6월 이후 7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동안 개인 순매도는 6조3429억원에 달했다.
또한 기관과 외국인 그리고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업종과 종목이 다르다는 점도 엇갈리는 투자ㆍ신용융자잔고 감소의 원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최근 지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투자하기 쉽고 ‘가볍고 뜨기 용이한’ 바이오ㆍ화장품과 같은 중소형주는 성적이 썩 좋지 못하다.
김용구 연구원은 “신용거래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들은 화장품이나 바이오주 등이고 코스피 내에서도 중소형, 성장주 쪽이 타겟팅된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신용을 이용한다면 삼성전자나 포스코같은 대형주를 사기보다는 아모레퍼시픽이나 차이나 인바운드(중국인 유입 수혜) 소비재 종목들을 매수할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개인의 투자심리 위축과 신용거래융자 감소는 비단 코스피 시장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
코스닥 시장 역시 신용융자잔고가 12일 기준 3조6268억원으로 지난 3월 18일(3조6162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전체 신용융자잔고는 3월 8일(6조4800억원) 이후 9개월만에 최저인 6조4943억원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전년 말보다 3.81% 올라있지만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러있고 코스닥 지수는 10.44% 하락한 상태다.
활력이 떨어진 박스권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이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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