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홍콩은 야경과 항구의 풍광으로 유명하고, 음식 문화와 쇼핑 거리가 발달돼 있다. 휘황찬란한 밤 늦은 항구의 홍콩 야경은 감탄사를 유발하기에, 어느 때이든 감동의 순간을 맞으면 우리는 ‘홍콩 간다’는 말을 관용어구 처럼 쓴다.
인공 불빛이 홍콩의 아이콘으로 인식되다 보니, 몇몇 여행객들은 두어 번 방문한 뒤에는 “매력이 뻔하다”고 촌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논평은 홍콩을 잘 몰라서 그렇다. 홍콩에는 가을 정취가 있고, 자연과 호흡하는 트레킹이 있다. 그간 이런 매력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기존 여행사들의 편리한 동선짜기 관성 때문이었다.
알고보면 홍콩은 70% 이상 녹지로 이뤄져 있다. 한국 여행객들은 그간 바다를 낀 연안 지역과 도심빌딩숲의 매력만을 보았지, 홍콩의 2/3를 넘는 자연을 보지 않았던 것이다. 아울러 섭씨 30~30도의 날씨만 경험했지, 다른 계절의 홍콩을 경험하지 못했다. 홍콩에도 쾌적하고 풍요로운 가을이 있다.
홍콩은 11월부터 3월까지 20~25도 수준의 가을 날씨를 보인다. 습도도 낮다. 이런 기후 속에서 트레킹을 즐기는 코스가 있다. 홍콩사람들은 다 아는데, 아직 외국인들이 잘 모른다.
이 코스는 ▷홍콩 섬의 ‘홍콩 트레일’(약 50㎞) ▷란타우 섬에서의 ‘란타우 트레일’(약 75㎞) ▷신계지와 구룡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윌슨 트레일’(약 78㎞) ▷신계지와 구룡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맥리호스 트레일’(약 100㎞) 등 크게 네 개로 짜여져 있다.
가장 유명한 코스는 홍콩 트레일 중 하나인 ‘드래곤스 백(Dragon’s Back)’이다. 굽이굽이 산길이 마치 용의 등을 닮았다.
해안을 끼고 조성돼 있어, 바다와 산을 비롯해 모래해변, 대나무숲 등을 감상하며 산행한다.
총 길이 4.5㎞, 해발고도 284m로 코스 난이도는 중급이며, 2시간 가량 소요된다. 트레킹 종료 지점의 ‘섹 오 비치(Shek O)’와 ‘빅웨이브 비치(Bigwave)’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홍콩에서 세 번째 큰 섬인 ‘람마섬(Lamma Island)’, 가장 면적이 넓은 ‘란타우섬(Lantau Island)’ 트레일 코스도 홍콩 주민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람마섬은 중국, 서양 건축물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페리 선착장 용슈완, 소쿠완 두곳을 잇는 코스로 정주행, 역주행 모두 가능하며, 경사가 심하지 않아 부담 없다. 난이도는 낮고 2시간 걸린다.
란타우의 주능선을 밟고 넘어가는 란타우 트레일 코스는 총 길이가 70㎞, 12구간에 달한다. 대부분이 돌계단이며 산길의 경사가 심해서, 에너지 보충용 간식과 등산화 및 스틱 등 각종 등산 장비를 구비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봉황산 정상과 능선길 도중 민둥산이 포함돼 가을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3시간 가량 걸리겠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홍콩을 가고 또 가는 이유가 과거엔 추억, 야경, 먹거리 등이었지만, 이제는 자연과의 호흡, 트레킹, 홍콩의 가을, 자연과 인공불빛의 조화, 자연과 먹거리의 콜라보 등이 될 수 있겠다”면서 “내년 3월까지 홍콩의 또다른 70%를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