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수사기관이 창군 이후 처음 터진 군 인트라넷(국방망) 해킹 사건 수사를 위해 지난 13일 사이버사령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해킹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 수사당국은 해킹 사건을 전방위로 수사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해당 군 기관이 해킹 피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철저히 함구하며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고, 창군 이래 최초 국방망 해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피해가 초래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 수사기관 측은 해킹 사건의 원인, 해킹으로 유출된 기밀의 종류, 관련 기관의 군 기밀관리 규정 준수 여부, 그 외 업무상 과실 등에 대해 폭넓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출된 기밀의 양과 수준에 따른 피해 규모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기무사령부는 지난 13일 국방부 검찰단의 지휘 아래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압수수색하며 이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다.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서버 내에 군 외부 인터넷망과 군 내부 인트라넷망(국방망)이 동시에 연결돼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킹 세력은 외부 인터넷망을 타고 DIDC 서버를 통해 군 내부 인트라넷으로 들어왔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 “국방망은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돼 있어 해킹에 안전하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군의 이런 주장은 허언이 됐다.
이에 따라 군 수사당국은 DIDC에 내외부망이 동시에 설치된 배경을 우선 밝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군은 지난해 2월 서버를 설치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서버를 인터넷에 연결한 뒤 분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용역업체를 참고인 조사하고 범죄 혐의, 대공 용의점 등이 포착되면 민간 검찰에 이첩할 예정이다.
군이 여러 차례 해킹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도 수사 대상이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에서 “기무사가 지난해 4월, 올해 5월 사이버 방호기관 평가를 실시해 DIDC의 국방망과 인터넷망이 간접 연동돼야 하지만 직접 연동돼 추가 프로그램 개발 전까지 망 연동 차단을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군 관련 기관은 기무사의 지적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지난해 9월에는 ‘망 연동을 끊었다’는 허위보고를 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방망 해킹 이후에도 보안규정에 따라 컴퓨터에 기밀문서를 남기지 말았다면 내부 자료 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규정 위반자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고 있다.
군 보안 규정상 컴퓨터에는 비밀문서를 남겨놓지 말아야 하고, 작업 후 USB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번 해킹 공격으로 군 컴퓨터 3200여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됐고 이 중 2500여대는 인터넷용, 700대는 국방망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중에는 한민구 장관 컴퓨터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민구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해킹 피해 규모에 대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지만, 군 수사기관은 피해가 광범위하다고 보고 유출자료의 현황 파악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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