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오르면서 식당 등 직격탄 맞은 유통가 새 풍경
-“값은 둘째치고 공급 끊길까 걱정” AI에 외식업계 시름
-계란 원재료 사용하는 제빵업체 등은 긴장감 속 주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계란찜 서비스를 갑자기 안드릴 수도 없고, 가격은 오르는데 부담은 되죠.”
김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53) 씨는 요즘 치솟는 계란값 때문에 고민이다. 테이블마다 서비스로 제공하는 계란찜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갑자기 계란값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서비스를 중단하면 인심을 잃을 것 같아 계속 제공은 하면서도 언제 계란값이 내릴까 속만 태우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라 ‘계란 대란’ 조짐이 나타나면서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은 물론 공급 자체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제빵업계 역시 AI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원재료로 공급받는 계란의 가격이 올라 고민 중이다. 계약 농가가 있지만 계란 공급가격은 고정되지 않고 대한양계협회의 고시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에 최근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PC 관계자는 “계란 가격이 이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며 “가격 상승은 감내하면 되지만 사태가 더 심각해져서 공급 자체가 끊기면 정말 큰 문제”라고 했다.
보통 빵보다 케이크에 계란이 더 많이 사용되는데 케이크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을 앞두고 AI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케이크 대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계란은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산만 사용한다. 수입산을 쓸 수도 없고 유통기한이 짧아서 비축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개인 빵집(동네 빵집)은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메뉴 대신 다른 것을 만드는 등 조금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대형 프랜차이즈는 계란이 워낙 대규모로 소비되고 메뉴를 일괄적으로 변경하기도 힘들다”며 “AI가 장기화될까 큰 걱정”이라고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농가랑 계약이 돼 있어서 아직까지 계란 공급에 차질은 없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동네 빵집의 타격은 더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대부분의 빵이 본사에서 냉동생지 형태로 매장에 공급되기 때문에 개별 매장에서 직접 계란을 사야 할 일은 별로 없고 본사의 계란 수급만 차질이 없으면 가맹점은 괜찮다”면서 “반면 동네 빵집은 농가와 계약이 돼 있지 않고 유통업체에서 계란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직접 계란 수급을 해결해야 해서 가격이나 공급 면에서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했다.
여러 메뉴에서 계란을 사용하는 분식업계도 긴장감 속에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바르다김선생 관계자는 “본사에서 계란을 구매해서 가맹점에 납품하는데 아직까지는 공급에 차질은 없다”며 “하지만 AI가 지속될 경우 본사의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AI는 육계가 아닌 산란계 위주로 확산돼 닭고기보다는 계란이 직격탄을 맞았다. 때문에 치킨업계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AI가 발생해도 시중에 유통되는 닭고기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많이 퍼지면서 아직 매출 감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AI가 장기화되면 육계 확산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하며 내부적으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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