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나가느라 ‘못사고’…경제 불안 탓에 ‘안사고’

-11월 백화점ㆍ할인마트 매출액 1.6%, 3.9% 하락

-소비심리도 큰 폭으로 위축…백화점가 싸늘해

-소비재값 인상 겹치며, 유통경기 더욱 위축 예상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경제 한파로 불어나고 있다. 불안한 정국이 계속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졌고, 유통업계의 매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주말마다 이어진 촛불집회와 시기가 맞물렸던 지난 11월에는 각종 소비관련 경제지표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 따르면 11월 백화점과 할인점(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속보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1.6%와 3.9% 하락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7월 11.2%, 8월 4.8%, 9월 4.2%, 10월 5.6%로 거듬 증가하다가 11월 들어 1.6% 감소했고, 할인점 매출액도 7월 5.8%, 8월 0.2%, 9월 -0.4%로 떨어지던 것이 10월 4.8%로 반등했다가 11월 들어 3.9% 매출액이 감소했다.

유통업계에서 이맘때는 패션상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성수기’로 분류된다. 원가 대비 상품가격이 높아 영업이익이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겨울의류가 많이 팔리면 자연스레 매출도 상승한다. 백화점은 연말 정기세일을 진행하면서 여기 활기를 더하곤 한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라는 초유의 정치사태를 맞은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9일 방문한 한 대형 백화점의 명품코너 직원은 “지난해와 올해 같은 세일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매출은 예년에 한참 못미친다”며 “지난해 행사에서는 매장을 가득 메꿀 정도로 매장에 사람이 많았지만, 올해는 뜸하다”고 털어놨다.

인근 백화점 식당가도 평소때와 비교했을 때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매장 관계자는 “최순실과 연관짓지는 못하겠지만, 금요일 치곤 사람이 없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25ㆍ경기도 안양시) 씨는 5주 째 광화문으로 나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평소같으면 지난해부터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와 함께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면서 여가를 보냈겠지만, 올해는 함께 집회에 나가고 있다. 그는 “평일엔 일하느라 바쁘고, 주말에는 집회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파카ㆍ스웨터와 같은 겨울의류가 필요했지만, 회사 점심시간에 인근 보세 의류 매장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소비심리 지표들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08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7년 7개월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CCSI는 95.8로 전월 대비 6.1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100을 기준으로 평가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낙관적, 100 이하일 때는 비관적으로 분석된다. 한국경기는 지난 7월 이후 100이상을 유지해왔지만 5개월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정치 상황 탓에 발생한소비심리 위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지갑열기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들어 기업들이 여러 소비재 가격을 높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랑콤과 슈에무라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화장품 브랜드가 최대 5000원까지 화장품 가격을 인상했고, 록시땅은 5%, 코카콜라와 오비맥주도 상품 출고가를 5%와 6% 인상했다. 불경기일수록 더욱 소비가 많은 소주 업체 참이슬도 가격을 5.2%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