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선강퉁(深港通) 시행 초기,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국내는 혼란한 정국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초 중국증시의 급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중국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하락 등이 더해져 투자자들이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증시에 대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으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6%대의 성장률을 자랑하는 고성장 시장이라는 점, 글로벌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한 축이라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증시 불안하다?=일각의 우려대로 중국증시, 특히 선강퉁이 시행되는 선전증시는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고 변동성도 다른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선전시장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27배에 이르고 정보통신과 소재 업종 등은 평균 40배에 육박한다. 고평가된 주식은 불안하다.
NH투자증권은 선강퉁 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로 선전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꼽으며 “선전증시의 고평가 부담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간접적으로 지난해와 올해 초 중국 증시급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안정성을 우려한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팀 팀장은 “중국의 경기가 바닥을 지나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3분기 상장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기업실적도 향상된 모습”이라며 “10월부터 부동산 자금이 중국 증시에 유입되기 시작했고, 양로기금 자금도 연말 전 증시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 경기 호전 및 기업실적 개선에 따라 중국증시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특히 선강퉁 시행은 증시의 안정적인 상승에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 팀장은 “지난해 증시 급락 배경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신용거래 규제와 미숙한 대응이 원인”이었다며 “현정부는 내부적으로 철저한 레버리지 규제를 통해 자산 가격 거품을 미연해 방지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위안화와 증시불안?=이전까지는 위안화 약세→중국 증시의 약세 흐름이었다. 최근 위안화 가치의 하락과 ‘환율조작국’이라는 인식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부분이기도 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연초대비 6.09% 올랐다. 중국 정부는 7일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6.8808위안으로 0.34% 절하했다. 일각에선 연말 7위안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위안화 약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최근 인식은 다르다.
박석중 팀장은 “과거와 다르게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달러강세의 반작용이고 기타 신흥국 대비 위안화 약세폭은 낮다”며 “본토 금융시장 및 실물경기 불안감은 안정화 단계에 있다. 위안화가 본토 금융시장 및 글로벌 위험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는 과거보다 낮아져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출 비중이 높은 상장사가 적을 뿐더러 대부분 중소형 가공 업체 중심이기 때문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위안화 약세가 상장 기업들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철 팀장 역시 “최근 위안화 가치는 8년래 최저치 수준이고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펀더멘털보다 미 금리인상을 앞둔 달러강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그는 “국내투자자들이 선강퉁을 투자할 때의 환리스크는 달러대비 위안화 방향이 아니라 원화 대비 위안화의 움직임”이라며 “원화 대비 약세를 보이던 위안화가 최근 들어 강세로 전환되고 있어 위안화 문제가 선강퉁 투자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후강퉁과 같은운명?=후강퉁(沪港通)은 시행이후 활발한 투자가 예상됐지만 ‘후강퉁 효과’로 증시가 급등한 뒤 거품이 빠지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선강퉁도 후강퉁과 같은 길을 걷게 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강퉁 효과는 없다’고 예상한다.
이용철 팀장은 “선강퉁 실시 이후 중국증시는 후강퉁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후강퉁 도입 당시는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수차례 인하하는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대규모 인프라투자 계획과 공격적인 재정정책으로 일시 버블이 생겼으나, 선강퉁은 차분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정부 입장에서도 시행착오를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증시 상승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 급상승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오히려 후강퉁 때 보다 안정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박석중 팀장도 “후강통은 중국 자본시장을 개방에 큰 의미를 갖는 수급 이벤트임에 분명하나 전체 수급은 일간 거래량의 1% 미만에 불과하다. 후강통 이후 본토 증시 상승세는 금리인하, 일대일로, 신용거래 등의 효과가 더 컸다”며 “선강통 개최는 신용거래 규제, 통화정책 확장의 임계치 도달 등의 대외 환경을 감안하면 후강통 개최 시점 보다 변동성은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역시 “후강퉁 시행 당시와 너무나도 다른 환경으로, 중국 내부에서도 선강퉁 시행의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중국증시가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증시 소외된다?=선강퉁 시행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국내 증시가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그러나 박석중 팀장은 “선강통 개최는 중국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가속화할 변수임에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단기적으로 대규모 외인자금 유입으로 국내 증시에서의 자금이탈까지 해석하는건 과도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토증시가 성장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다면 한국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겠지만 상관관계가 높지는 않아 전반적으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철 팀장도 중국 MSCI신흥국지수 편입으로 인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전략 수정,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등을 언급했으나 “2년간의 후강퉁 경험으로 봤을 때, 국내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움직임에는 별다른 동향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선강퉁 시행 이후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의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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