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국내 최초로 과점주주 지배구조를 채택하면서 향후 어떻게 운영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외 일부 은행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지배구조의 한 형태이지만, 국내에서는 어느 업권에서도 운영 경험이 없는 탓에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7개사는 우리은행을 은행 지배구조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운영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과점주주 7개사는 조만간 협의회를 구성한 후 이사회에서 한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7개사는 IMM 프라이빗에쿼티(보유지분 6.0%)와 동양생명(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유진자산운용(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등으로, 이중 유진과 미래에셋을 제외한 5개사는 각각 1인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은 상태다. 따라서 이들은 과점주주 사전 협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과점주주들은 오는 9일 우리은행 정기 이사회에서 각사별로 사외이사를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사외이사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30일께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들이 추천한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의 힘은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질까. 업계에서는 적어도 과반 이상을 차지해 우리은행 경영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 이사회의 구성은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정수경 감사,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남기명 국내그룹장 등 4명의 사내이사와 6명의 사외이사,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한 비상임이사 1명 등 총 11명이다. 이중 사내이사를 이 행장과 정 감사 등 2명으로 축소하고,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홍일화ㆍ천혜숙ㆍ정한기ㆍ고성수 사외이사 등이 조기 퇴임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총 10명의 이사 중 5명이 과점주주 측 인사가 된다.

만약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이호근ㆍ김성용 사외이사까지 조기 퇴임하게 되면 이사회 전체 인원이 8명으로 줄어 과점주주 측 인사가 3분의 2 이상이 된다. 이는 우리은행의 자산을 유용하거나 이사와 은행 간의 거래를 허용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질 수있다는 분석이다.

과점주주 지배구조에서 예보(21.4%)는 지분 매각 이후에도 여전히 최대주주인 만큼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비상임이사 1인 추천권을 그대로 보유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식 매각 잔금이 입금되는 오는 14일 직후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해지할 예정이다.

이사회 내에서도 비상임이사가 과점주주의 섀도보팅(shadow voting) 역할만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적 판단이 필요할 경우 과점주주와 상의해 될 수 있으면 그들의 의견에 따라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잔여지분 매각으로 보유지분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최대주주 지위가 상실되면 비상임이사 추천권도 포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보는 내년 초께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해 구성될 임원추천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임추위는 철저히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인사들로 꾸려진다는 것이다. 다만 지분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실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단서를 넣어 경영참여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열어놓은 상황이다.

곽범국 예보 사장은 “과점주주 거버넌스가 조기에 안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잔여지분은 과점주주와 협의해 시장의 여건이 허용하는 대로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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