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ㆍ하남현 기자]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소비둔화 흐름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경제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 불안이 수출과 기업들의 투자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옛 기준으로 3.9%, 한국은행의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4.0~4.1%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률인 3.6%를 넘어서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목표치를 잡았다. 지난 몇년 동안 한국경제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을 밑돌았다.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를 잠재성장률 수준인 4% 가까이로 잡은 건 내수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올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보다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4월 들어서는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4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지난달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감소했고, 3월보다는 14.3%나 급락했다. 백화점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전월 대비로는 7.2%나 하락했다. 유통사들이 각종 판촉 행사를 자제하고 소비자들도 불필요한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5월 들어서는 위축된 소비ㆍ서비스업 활동이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유흥주점 등 일부 업종의 매출 감소세는 계속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21일 당정협의회에 제출한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방안’ 자료에서 “전반적인 소비흐름을 나타내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세월호 사고 이후 위축된 뒤 5월 이후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불확실성이 상존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수의 또 다른 축인 기업들의 설비투자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2분기에 1.0%, 3분기에 2.7% 증가하는데 그쳤던 설비투자는 4분기에 5.6%로 늘었다가 올해 1분기에는 1.3%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초에 기업투자가 본격화하지 못한데다 세월호 사고 영향을 받는 일부 지역의 기업심리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투자심리는 보통 환율이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변동성’이 클 때 더욱 위축되는 경향을 보인다. 현오석 기재부 장관, 이주열 한은 총재 등 외환당국 최고 책임자들이 최근 “환율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며 시장에 ‘구두개입’을 하는 것도 그 이유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20원대로 떨어지며 원화값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다행히 수출은 선방하고 있다. 지난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증가했다. 연초 미국 한파에 따른 대미(對美) 수출 둔화 등 일시적인 악재가 해소되면서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고 동남아시아 국가의 정정 불안 같은 돌발악재가 계속 터져나오면서 하반기 수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정부나 민간기관 등이 예측했던 성장 회복 경로에는 근접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세월호 사고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에 대응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충분한 효과를 거뒀을 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미국과 중국의 경기흐름 등 대외변수가 만만치 않다”며 “가계부채, 부동산 침체 등 원래 쌓여 있는 문제도 내수회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의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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