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예대마진·성장성 주목 KB국민은행·NH농협은행 등 미얀마·베트남등서 사업 박차

저성장ㆍ저금리 장기화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자 시중은행들이 신규 수익원 발굴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멀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동남아 시장은 국내에 비해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금융 시장이 성장세에 있어 높은 예대마진과 향후 확장성 등에서 유망한 신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인가 승인을 받았다.

조만간 전산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는 대로 홍콩에 있는 현지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도(구루가온 사무소)와 베트남(하노이 사무소)에서도 지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 라오스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라오스의 경우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전략적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같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 KB캐피탈이 합작리스회사를 통해 협업 중인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11개국 17개국(베트남은 지점ㆍ사무소 중복계산)으로, KEB하나(24개국 135개), 신한(20개국 147개), 우리(25개국 234개) 등 경쟁은행에 비해 적은 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리딩뱅크의 위상을 확고히 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단기적 성과보다는 현지에 맞는 특화된 사업으로 진출하는 전략적인 ‘타깃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늦게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 NH농협은행도 최근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초 미얀마에서 현지법인 설립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베트남에서도 지점 설립 본인가를 획득했다. 미얀마에서는 소액대출, 베트남에서는 기업ㆍ개인금융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이 같은 성과에 이어 내년부터 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미얀마,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5개국을 집중 공략 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동남아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의 현지화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 핀테크 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뱅크인 ‘원큐뱅크’와 비대면 간편송금서비스인 ‘원큐트랜스퍼’를 앞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모바일전문은행과 신용카드 사업 등 현지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진출 외국계 은행 중 최다 점포도 갖췄다. 여기에 국내 은행 최초로 미얀마에 지점 개설에 성공하며 ‘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우리은행은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과 현지화 영업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2020년까지 500개로 늘리고 영업이익 해외비중을 현 10% 수준에서 30%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공고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생존할 수 없게 됐다”면서 “아직 수익성이 괜찮은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