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이 제5차 핵실험 도발을 강행한지 두 달이 됐지만 이에 대응한 국제사회 제재 움직임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아직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조차 만들지 못한 상태다. 이는 2006년 1차 핵실험 당시 단 5일 만에 결의 1718호가 도출됐을 때는 물론 결의 채택까지 가장 길었던 종전 4차 때의 57일을 훌쩍 넘긴 것이다.
이처럼 대북제재 결의안 도출에 시간이 걸리는 건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가 단순한 개별 사안이 아니라 미ㆍ중 간 전략경쟁의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이 지난 7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결정에 날선 반응을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안보리 논의가 더디면서 미국은 독자 제재에 한층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중국 훙샹그룹을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 지원 혐의로 제재한 미국은 지난 4일에는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효시켰다. 북한의 돈줄을 한껏 죈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오히려 가까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한 9월 수출은 2억8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 특히 북한에 수출할 수 없도록 안보리 제재 결의에 명시된 항공유도 970만 달러가 북한에 들어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민생 예외’조항을 악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대북제재 실효성의 큰 축인 경제제재가 큰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북한 경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중국 민간이나 지방정부가 공식 경로를 통하지 않고 북한과 교역을 하는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중국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예속화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어 미국과 한국이 바라는 수준의 경제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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