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정홍원 총리 이어…대법관 안대희 새 후보자 내정 실세 김기춘 靑비서실장 등…박근혜 대통령, 요직 중용
법조인 출신 내각 균형감 장점…지나친 원칙강조 융통성은 부족
역대 대통령들 모두 내각을 구성할 때 법조인을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법조인 사랑’은 유별나다.
내각을 구성하면서 법조인 출신 인사 카드를 주로 써온 박 대통령은 22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법조인 선호 스타일을 재차 확인했다는 평가다.
안 내정자는 1980년 최연소로 검찰에 임용돼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서울지검 특수1ㆍ2ㆍ3부장, 대검 중수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특수통 검사다.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법관으로 지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임명, 이같은 인사 스타일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올라갔지만 청문회를 통과 못하고 낙마하면서 정홍원 총리가 총리에 임명됐다. 정 총리 역시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이들은 모두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대통령과 함께 일해온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김 전 인수위원장은 대선 캠프에서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인수위원장을 거쳐 총리로 지명됐었으며 정 총리는 2012년 4ㆍ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직후보추천위원장을 거쳐 총리로 지명됐다. 안 전 대법관 역시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현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장관까지 역임한 법조인 출신이다.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장인 황찬현 감사원장은 서울중앙지법원장에서 그대로 발탁된 인물이다. 또 지난해 3월 방송통신위원장에도 법조인 출신인 최성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전격 발탁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의 인사 의중과 배경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제기된다.
법조인 출신 내각의 강점은 균형감이라는 게 중론이다.
법조인들은 오랜 기간 법정에서 사건을 다루면서 원고와 피고 양쪽의 주장을 듣고 객관적, 나아가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는 평이다. 또 법과 원칙을 오래 다뤄온 만큼 매뉴얼대로 일을 처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마디로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 답게 법치주의 이미지를 부각하기에 좋은 카드라는 것이다.
또 법조인으로 생활하면서 몸가짐을 조심해 상대적으로 흠결이 별로 없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칠 때도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소신있는 판단과 실행도 법조인의 특징이다.
하지만 법조인 출신 내각이나 정치인들에겐 약점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원칙만 강조하면서 융통성이 부족해 정치적 협상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정해진 법을 따르기는 잘 하지만 고지식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또 엘리트코스만 밟다보니 일반인들의 감정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일각에선 정 총리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칙만 고집하다 결국 가족들의 불만을 폭발시키고 2시간여 ‘감금’ 된 것이 바로 이같은 법조인의 특성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법조계 인사 일변도로 계속 내각에 발탁하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 재경지역 부장판사는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서는 인사독립이 중요한데 판사를 마음대로 뽑아 쓰면 인적독립을 할 수 없다”며 “법관이 다른 곳(행정부 고위관료)으로 갈 수 있다고 여기면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이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