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에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미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의원만 50여명에 이른다. 전체 의원(129명)의 40%에 이르는 수치다. ‘최고위원회가 청와대에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는 등 일련의 조치에 나섰지만, 국민이 원하는 쇄신에는 한참 모자라다’는 것이 이들 소장파 의원의 판단이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非박근혜)계 의원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에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본다”며 “현재 지도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기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세연, 김학용, 나경원, 이혜훈, 졍병국 의원(가나다순)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당내 비주류 모임으로서는 사상 최대의 규모다. 황 의원은 “그만큼 당의 전면적인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사진=31일 오전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40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회동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회동 후 '당 비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사진=31일 오전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40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회동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회동 후 '당 비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21명 역시 이날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모임’ 명의로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당 해체까지도 각오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하며, 거국내각 구성도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황 의원이 브리핑에서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을 포함해) 총 54명 정도가 ‘(당 지도부 사퇴 결정에) 동의의사를 전했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초재선 의원 모임과의 중복인원 빼도 50~60여명 정도가 ‘쇄신파’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전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수립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친박(親박근혜)계 최고위원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계속) 사태를 수습해가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