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알 섞어 조리한 식당주인 과실 인정…법원, 총 1억4000만원 지급 판결

[헤럴드경제] 독성이 제거되지 않은 복어 알을 섞어 음식을 조리해 손님들을 사망, 뇌사에 이르게 한 식당이 억대의 배상을 하게 됐다.

인천지법 민사11부(박범석 부장)는 독성이 있는 음식을 먹고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 등 7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식당주인 부부가 이들의 위자료와 장례비 등 총 1억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2월 21일 오후, 친목계 계원 5명은 계원 중 한명인 A씨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저녁 모임을 가졌다. 메뉴는 홍어 내장탕이었다. 이들 가운데 B(사망 당시 56세ㆍ여)씨와 C(63ㆍ여)씨는 건더기와 함께 국물을 마셨고, 다른 두 명은 국물만 들이켰다. 계원 중 한 명은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홍어 내장탕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저녁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온 C씨는 이후 혀가 뻣뻣하게 굳기 시작했다. 식사한지 3시간 가량이 지난 뒤였다. 급히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병원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다음날 오전 3시께 병원에서 MRI 촬영을 하던 C씨는 갑자기 호흡곤란증세를 보였고, 의료진이 급히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함께 홍어 내장탕을 먹은 B씨는 사흘 뒤인 24일 오전 7시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육안으로 검시한 의사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진단했다.

국물만 들이킨 나머지 계원 2명도 입안과 다리가 마비되는 증세를 겪었지만 병원에서 해독제 처방과 위세척을 받고 완쾌했다.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이들이 당시 식당에서 먹었던 홍어 내장탕에는 독성을 제거하지 않은 복어 알이 섞여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당주인 부부는 평소 거래하던 업체에서 홍어회와 홍어 내장을 주문했는데, 아들에게 이를 포장하라고 시켰다가 사단이 났다.

저온 냉동고에 보관 중이던 홍어 내장을 상자에 담으면서 실수로 옆에 있던 복어알이 담긴 흰색 봉투도 같이 포장한 것이다.

당시 홍어 내장은 검은색 봉투에, 복어 알은 흰색 봉투에 각각 담겨 있었고 흰색 봉투 안에는 ‘복알’이라고 적힌 파란색 스티커도 붙어 있었지만 아들은 보지 못했다.

식당주인 부부는 이를 전달 받아 그대로 냉동실에 보관한 뒤, 사건 당일 독성을 제거하지 않은 복어 알을 홍어 내장과 함께 넣고 조리하게 된 것이다.

검찰은 식당주인인 A씨의 여동생과 홍어 내장 공급 업체 업주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했고 이들은 각각 금고 6∼10월에 집행유예 1∼2년을 선고받았다.

숨진 B씨 가족들과 뇌사 상태에 빠진 C씨 가족들 7명은 형사 판결과 별도로 식당주인 부부와 식당 명의자인 A씨를 상대로 총 2억4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1억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 중 혼수상태인 C씨는 치료비와 간병비 등이 고려돼 가장 많은 7000여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요식업자는 고객에게 안전한 음식을 제공해 건강을 배려해야 할 보호의무가 있다”며 “식당주인 부부는 홍어 내장탕을 조리할 때까지 복어 알이 섞여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조리했고,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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