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ㆍ이수민 기자]‘역대 최악의 후보들의 난잡한 싸움’에 미국인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나고 있다. 미국에서 대선후보는 마음껏 욕하고 놀리고 싶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합중국 대통령을 ‘제비뽑기’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느니 차라리 지구가 멸망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선 힐러리의 나체상이 등장하고, 온라인 경매사이트엔 ‘문어처럼 더듬는’ 트럼프 분장 의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유매스로웰ㆍ오딧세이에 따르면 미국 젊은 유권자 4명 중 1명(23%)은 힐러리나 트럼프 대통령 보다 ‘지구가 운석과 충돌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느니 차라리 ‘운석 대충돌로 인한 지구 멸망’이 좋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서 힐러리의 경우에도 34%에 달했다. 이와함께 응답자의 39%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종신 대통령 선언’을, 26%는 제비뽑기로 대통령을 정하는 편이 훨씬 좋다고 응답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번 설문은 대선후보들에 대한 미국 젊은층의 불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만큼 대선후보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보통 미국인들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젊은 유권자들은 트위터에 해시태그 ‘#운석 충돌2016(GiantMeteor2016)’를 붙이며 이번 대선에 대한 불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심리학회(APA)의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미국인 절반 이상(52%)가 힐러리와 트럼프를 둘러싼 대선경쟁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미 대선 후보들을 향한 조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힐러리 나체상이 뉴욕 맨해튼 남부 길거리에 등장했다가 3시간만에 철거되는 소동이 일어났다. 힐러리 나체상은 셔츠를 걸쳤지만, 그 아래로 맨몸이 드러나는 형상이었다. 또 월스트리트 금융인이 힐러리의 뒤에 숨어 옆구리 쪽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힐러리가 월스트리트를 비호하고 있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영국 여성 언론인이자 유니세프 영국 홍보대사인 지마이머 골드스미스(42)는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니세프 핼러윈 볼 2016 행사에서 트럼프가 ‘문어처럼 더듬는’ 분장 의상을 선보혔다. 트럼프의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로 분장한 골드스미스는 트럼프처럼 차려입은 인형을 등에 멨다. 이 인형의 손은 마치 골드스미스의 가슴을 더듬는 모양새를 했다.
골드스미스는 ‘진짜 트럼프처럼 더듬는 핼러윈 의상’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올렸다. 이베이에 올라온 설명을 보면, 입기 쉽고 마치 등에 메는 가방처럼 등 어느 쪽에도 묶을 수 있다. 이베이에 올라온 제품 설명 마지막엔 “이것이야말로 도널드가 원하는 것”이라는 글이 적혔다. 18일 현재 13명이 경매에 참가한 가운데 경매가는 1000 파운드(약 138만5680원)로 치솟았다.
앞서 얼마전엔 SNS상에서 “1달러를 적선하지 않으면, 트럼프에 투표하겠다”(GIVE ME A DOLLAR, OR I‘M VOTING FOR TRUMP”)라는 문구를 앞세워 구걸을 하는 노숙자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트럼프를 뽑겠다는 협박성 신종 구설인 셈이다. 신종 구걸사진이 인기를 끌자 같은 글귀를 써서 비슷한 사진을 찍는 ‘인증샷’도 빠르게 퍼졌다.
/
hanimom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