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M&A 재개 한국롯데 독립구조로 재편
해외면세점·명품브랜드 인수 미래 먹거리 향해 영토확장로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일가를 불구속 기소키로 하면서 롯데그룹 경영 비리 의혹 수사가 4개월여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그동안 500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고(故) 이인원 부회장이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까지 끊어 롯데그룹의 심리적 상처는 심각하다. 롯데는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 검찰 수사로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호텔롯데 상장과 한ㆍ일 롯데 간 지배구조 문제 해소, 해외 기업의 인수ㆍ합병(M&A) 등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거듭 강조해왔던 ‘신(新)롯데’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되는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 한일 롯데 고리끊기의 시발점=첫 단추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빠르면 올 연말께 호텔롯데의 재상장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 6월 호텔롯데의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으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거듭 강조해 왔던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 끊기 작업이다. 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은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들고 있다. 한국에서의 사업 규모가 일본보다 큰 롯데그룹이지만 지주회사는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롯데는 일본그룹’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신 회장이 구속되면 롯데그룹 지배권이 일본 경영진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돌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은 낮추면서 한국 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의지는 강하다.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된 후 신 회장은 “무기한 연기가 아니고 연말 정도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니까 꼭 상장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재개ㆍ성장 동력 확보 나설 듯=최근 호텔롯데가 입찰에 참여한 보바스병원의 인수와 같이 계열사들의 M&A(인수ㆍ합병)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의 우량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M&A가 예상된다. ‘글로벌 롯데’를 향한 시작이다.
앞서 롯데는 호텔롯데 기업 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면세점과 명품 브랜드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롯데면세점의 세계1위 확보와 아시아 TOP3 호텔, 롯데월드의 글로벌 TOP5 테마파크로 도약과 같은 비전도 세웠다.
지난 6월 검찰 수사 직후 호텔롯데의 상장 무산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모든 사업이 좌절된 상황이다. 호텔 롯데가 IPO를 통해 확보하게 될 자금은 향후 M&A를 통한 면세점 사업 확장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신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석유ㆍ화학 분야의 해외 영토확장도 예상된다. 검찰 수사로 인해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 회사 엑시올사 인수제안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한편 수사가 진행될수록 롯데그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신 회장 구속영장마저 기각되자 무리한 수사 내지 ‘먼지털기식’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선 이번 수사를 통해 그룹의 전근대적 경영 방식과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복잡하게 얽힌 그룹 지분구조 등이 드러나면서 경영 구조를 쇄신하고 거듭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최원혁ㆍ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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