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다른 도박사이트에 걸었다가 탕진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ㆍ도박개장 혐의 등으로 주범 양모(38)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직원 이모(3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1∼7월 경기 고양시 일산이나 중국 칭다오에서 총액 3000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약 2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직접 도박 게임을 운용하지 않고, 다른 도박사이트에 회원들에게 받은 돈을 2차로 거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A 게임에서 승리하면 2배를 배당하겠다고 회원에게 돈을 받고서, 이 돈을 A 게임과 내용은 같지만 배당을 2배 이상 주는 다른 불법도박사이트에 베팅해 이기면 차액을 챙기는 방식이다.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수시로 사이트 주소와 도박자금 입금계좌를 바꿨다.

아울러 거액이 한 통장에서 입금되고 출금되면 금융당국이 범행에 사용하는 통장으로 의심할까 봐 입금통장과 출금통장을 따로 사용하기도 했다.

범행으로 얻은 수익금은 다시 다른 불법도박사이트에 투자하다 날렸으며,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범 양 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로폰에 손을 댔으며, 부산에서 검거될 당시에도 필로폰 0.03g을 투약하고 있었다. 당시 양 씨의 소지품에는 필로폰1.6g(54회 투약 분량)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는 사행성을 조장하고 건전한 근로의욕을 상실시킨다”며 “특히 조작도 가능한 비정상적인 경우도 많아 절대로 손을 대서는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양 씨 등이 2차로 돈을 걸었던 상위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을 쫓고 있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