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주요 선진국들은 앞 다퉈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다. 전 세계가 경제 침체기에 놓이면서 그 타개책으로 법인세 인하를 통한 투자 확대 등 기업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획재정부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5개 OECD 회원국 중 다수의 국가가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을 내렸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2008년 28.0%에서 지난해 20%로 8%포인트 낮췄다. 일본도 같은 기간 30.0%에서 23.9%로 6.1%포인트 내렸다. 스페인은 지난해 법인세를 30%에서 28%로 낮춘 데 이어 올해 25%로 더 내렸다. 프랑스도 현재 34.4%에서 2020년에는 28%까지 대폭 낮출 계획이다.
이와 달리 한국은 2012년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구간이 신설돼 22.0%의 법인세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법인세율 체계는 3단계로 나뉜다.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기업은 10%,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기업은 20%, 200억원 초과 기업은 22%의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반대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를 포함해 아이슬란드, 멕시코,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칠레 등은 법인세율을 올렸다.
이처럼 대다수 선진국들은 세수 확대를 통한 재정 확충을 위해 법인세를 인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경제성장을 위해 법인세 인하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도 정부와 여당은 법인세를 올릴 경우 단기적으로 세수 증대 효과가 있지만 경제 활력을 떨어뜨려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법인세를 1%포인트 올릴 경우 실질 GDP는 0.21~1.13% 하락한다고 추산했다. 반면 야당 측은 소득재분배 효과 등을 위해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관계자는 “세금 부담이 커지면 기업은 임금 인상을 자제하거나 투자를 줄이는 등 활동이 위축돼 성장에도 저해 요소가 된다”며 “지금처럼 경제 침체기에는 법인세 인상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