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추 작업 계속 진행” 中 총참모장, 美에 객관성 요구 美 합참의장 “군사적 위험 논의”
美 적극개입에 中 강력 반발 빅2간 패권경쟁 본격화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군 최고 수뇌부가 정면 충돌했다. 남중국해 석유시추로 촉발된 중국과 베트남 간 갈등이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패권 경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美 - 中 군 최고 수뇌부 정면 충돌=미국을 방문 중인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15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석유 시추를 계속하겠다는 점을 밝히면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석유시추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간 긴장상황에서 객관성을 지키라고 미국에게 촉구했다.
팡펑후이 총참모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과 회동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팡 총참모장은 “시추 행위는 중국 영해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중국이 할 일은 석유 시추 장비의 안전을 보장하고 시추 작업이 계속 진행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이 시추를 방해하려 선박을 보낸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은 이 지역에서 자제력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 참모장은 “미국은 중국과 베트남 간 긴장에 대해 객관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중국과 미국 간 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팡 총참모장은 미국의 아시아ㆍ태평양 중시 정책이 지역분쟁을 부채질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몇 이웃 국가들이 미국의 재균형 전략을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에서 문제를 일으킬 기회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은 이에 대해 팡 총참모장과 이 지역에서의 군사력 사용이 가져올 도발 위험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존 케리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외교부장 간의 전화 통화 사실을 소개하며 외교적 공방을 벌였다.
케리 장관이 “최근 남중국해 사태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중국의 석유시추와 정부소유 선박들의 출현은 도발적”이라고 비판하자 왕 부장은 “미국 측이 객관적이고 공평 타당한 태도로 관련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맞받았다.
▶남중국海, 美 - 中 패권경쟁 본격화=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일차적으로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 간의 갈등으로 비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국과 중국이란 주요 2개국(G-2) 간의 패권 경쟁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제공격은 미국이 먼저 날렸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는 미국은 최근들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개입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을 계기로, 22년 만에 미군이 필리핀으로 복귀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방위협력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대규모 합동군사훈련도 벌였다.
중국은 자국 앞바다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에 그 어느때보다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과거보다 격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직간접적인 지지가 자리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일련의 잘못된 주장으로 일부 국가의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중국이 이번에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주변에서 석유시추를 강행한 것도 미국을 겨냥한 조치란 분석이다.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 수위를 높이며 필리핀과 베트남을 직간접적으로 두둔하고 나서자 미국을 시험해 보는 차원에서 초강수를 던졌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중국의 일방적인 석유시추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 10월 베트남에서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와 남중국해 유전 가스전 등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을 스스로 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