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여름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등으로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의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로 인한 리콜 사태와 함께 자사주 매입 모멘텀 약화가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으로 코스피가 주춤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타 업종에는 호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동시에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빠진 ‘박스피’ 탈출은 없다?=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상승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장중 169만4000원을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와 이에 따른 리콜 파문이 일자 이달 12일에는 하루 만에 6.98% 하락했다. 이후 150만원 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은 향후 주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뒷받침한 것은 실적과 수급”이라며 “안정적인 수급 기반이 됐던 자사주 매입이 조기 종료되면서 수급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전자에 걸린 브레이크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탈출’이라는 과제를 안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3분기 실적’이라는 추가 연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올 3월부터 꾸준히 상향조정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월 하순부터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정점을 기록했던 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간 5260억원 하향조정됐다. 이중 삼성전자의 하향분은 4740억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 따른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수에서 의미하는 바가 절대적(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17%)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탄력이 약화되는 국면에서 지수의 박스권 탈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눌렸던 업종에는 ‘기회’=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분의 90%가 삼성전자의 ‘몫’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여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때문에 지수 하단은 더욱 높아지고 단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한동안 삼성전자의 독주로 관심을 덜 받았던 업종은 호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와 ‘역의 상관성’이 높았던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제약, 유통, 가구, 음식료, 화장품, 교육서비스, 섬유ㆍ의복 등은 삼성전자의 주가와 반대로 가는 경향이 뚜렷한 업종이었다.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단기적으로 수급적 숨통이 트이는 환경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그간 주가가 눌렸던 종목 중 하반기 실적이 긍정적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으면서 하반기 실적이 양호한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한화케미칼, AK홀딩스, NHN엔터테인먼트, 케어젠, 대상, 현대엘리베이 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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