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통해 받아낸 임금 50%도 안돼 2000만원이하 가벼운 벌금도 문제 올해 체불임금이 2009년(1조3438억원) 이후 가장 높은 1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면서 정부의 임금체불 대책 실효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지속된 경기 침체에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임금 지급 여력이 있는데도 상습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거나, 경영사정이 어려워져 제 몫부터 챙기고 도주하는 악덕 사업주들이 여전히 많은 점도 체불임금이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이유로 꼽힌다. 정부는 각 지역 관청 내 근로감독관들의 지도를 통해 이들 기업의 체불임금 지급을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 지급된 사례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체불임금 진정 접수는 14만3457건, 체불액은 9471억원으로 전달 대비 1만9128건, 1340억원 각각 늘어났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체불임금 총액이 가장 높았던 2009년 1조3438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 밀집지역인 경남, 울산 등의 체불임금은 더 심각하다.
8월 말 현재 거제를 포함한 경남지역 체불 임금은 929억원으로 연말에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지역 체불임금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30% 가까이 증가했다. 또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 내 돌려받기 힘든 악성 체불 임금은 지난달 836억3000만 원으로 2년 전(약 462억)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이에 고용부는 우선 지도를 통해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고의나 상습ㆍ고액 체불사업주는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은 낮은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까지 체불금액 9471억원 중 지도를 통해서 해결된 금액은 총 4266억원(약 45%)에 그쳤다. 이는 지난 4년간 지도해결 비율 평균 46.73%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그만큼 근로자들이 신속하게 체불임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사 근로자들이 체불 상황을 신고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주로서는 체불된 임금의 15% 가량의 벌금만 지불하면 돼 효과는 크지 않다. 한편 고용부는 상습체불 사업주를 상대로 ‘부가금’ 제도를 신설키로 했다. 이 제도는 근로자가 임금체불액과 동일한 금액의 부가금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