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대, 백금 나노클러스터·비정질 산화층 결합 촉매 개발
- 140시간 연속 구동 성능 유지, 산업폐수 처리·수소 생산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압을 기존 방식의 8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촉매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유해물질인 하이드라진이 포함된 산업폐수를 처리하면서 동시에 적은 전력으로 수소까지 생산하는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홍익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원규 교수 연구팀이 층상 백금 셀레늄 화합물(PtSe₂)에 산소 플라즈마를 처리해 저전력 수소 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수소는 사용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물을 전기분해하는 기존 수전해 방식은 양극에서 일어나는 산소발생반응이 느리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높은 구동 전압이 요구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소발생반응 대신 ‘하이드라진 산화반응(HzOR)’을 활용했다. 하이드라진은 질소와 수소로 이뤄진 화합물로, 산화 과정에서 질소와 수소이온, 전자를 방출한다. 이론적으로 0V에 가까운 낮은 전압에서도 반응할 수 있어 수전해에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촉매다. 하이드라진 산화에 사용되는 기존 백금계 촉매는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간체가 표면에 달라붙어 시간이 지날수록 촉매 성능이 떨어진다. 가격이 비싼 백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연구팀은 백금과 셀레늄이 층층이 쌓인 PtSe₂ 표면에 산소 플라즈마를 쪼여 해결책을 찾았다. 플라즈마 처리 결과 소재 표면에 ‘비정질 산화층’과 ‘백금 나노클러스터’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종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구조에서는 백금 클러스터에서 비정질 산화층으로 전자가 이동하면서 하이드라진의 질소-수소(N-H) 결합이 쉽게 끊어졌다. 촉매 표면의 반응 중간체도 빠르게 제거돼 기존 백금계 촉매에서 나타났던 성능 저하를 줄였다.
연구팀은 같은 촉매를 양극과 음극에 모두 적용한 ‘대칭형 하이드라진 보조 수전해 시스템’도 제작했다. 그 결과 기존 산소발생반응 기반 수전해와 비교해 구동 전압을 약 8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140시간 연속 가동한 뒤에도 성능이 유지돼 장기 안정성도 확인했다.
특히 이 기술은 하이드라진이 포함된 산업폐수 처리와 수소 생산을 동시에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폐수 속 하이드라진을 단순 제거하는 대신 수소 생산을 위한 반응물로 활용하면 유해물질 처리와 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산업현장 적용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하이드라진 농도가 낮고 다양한 불순물이 섞여 있는 실제 폐수에서도 촉매 성능이 유지되는지 검증해야 한다. 독성 물질인 하이드라진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시스템과 고전류밀도에서 촉매·분리막의 장기 안정성 확보, 백금 사용량 저감과 대면적 전극 제조 기술도 필요하다.
이원규 교수는 “산소 플라즈마를 이용해 하나의 PtSe₂ 표면에서 두 반응을 모두 촉진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했다”며 “수소 생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반응 중간체 흡착으로 촉매 활성이 떨어지는 다양한 전기화학 반응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