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피 직접투자자금 13.5조원 순유출
“달러·중동전쟁 향방이 외국인 수급 좌우”
삼성전자 외국인 매매, 증시 ‘리트머스 시험지’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하면서 향후 코스피 향방을 좌우할 핵심 주체로 외국인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중동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금리와 달러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이들 변수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외국인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 흐름이 향후 국내 증시 수급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에서는 가계 자금 이탈이 빨라지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약세장 전환 이후에도 상당 기간 자금이 유입되던 과거 패턴과 차이를 보인다”며 “수급의 키는 외국인으로 이동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직접투자자금은 13조5466억원 순유출됐고, 이달 들어 18일까지도 9조8300억원이 빠져나갔다. 과거에는 외국인이 매도하더라도 개인 등 국내 투자 주체가 시장을 받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인마저 증시를 떠나가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김 센터장은 “달러와 중동 전쟁의 종결 여부가 향후 국내 외국인 수급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외국인 수급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시장 전체의 흐름에 투자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도 제언했다. 과거 통계를 볼 때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종목이 적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코스피는 33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거나 상장 폐지된 상장사는 1274개에 달했다.
김 센터장은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행위가 리스크가 적다”며 “주식투자가 누구에게나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가 아닌 ‘시장’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연준의 통화정책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연준이 아닌 백악관의 시간”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먼저 올리고 시장금리가 따라가는 경우가 있지만 시장금리가 먼저 상승한 뒤 중앙은행이 이를 뒤쫓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 장기물 국채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도 높아진 국채 금리를 뒤따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국 경제가 연준이 긴축을 서둘러야 할 정도로 뜨겁지 않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 상승으로 헤드라인 물가는 높아졌지만 유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미국 경제 성장세도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 금리를 끌어 올린 것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우려”라며 “현재 미국의 2분기 재정적자는 GDP(국내총생산)의 5.55%에 달하는데, 재정지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주요국 국채금리가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정 부담을 키운 단기적 요인으로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지목됐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중동전쟁의 종결 여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중동 전쟁으로 미국의 재정지출 부담이 커지고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서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며 “미국-이란 전쟁이 금리를 밀어 올리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동 전쟁이 끝나면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국채금리도 하락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로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높은 부채 부담과 맞물려 경제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