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향을 피우고 있다.[독자 제공]
모기향을 피우고 있다.[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모기 쫓을 때마다 썼는데...’

선선한 바람에 햇볕까지 적당한 요즘. 캠핑이나 산책, 등산 등 야외활동을 즐기기 딱 좋은 날씨다.

하지만 성가신 불청객이 있다. 바로 이맘때쯤 늘어나는 ‘모기’. 하지만 방법은 있다. 대표적인 게 불을 붙여 연기를 내는 ‘모기향’.

그런데 모기를 쫓으려고 피우는 이 향이 우리 건강은 물론, 지구의 환경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충망에 모기떼가 붙어 있다.[헤럴드DB]
방충망에 모기떼가 붙어 있다.[헤럴드DB]

심지어 모기향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가 담배 수십개비를 태울 때와 맞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탄소배출량도 다른 형태의 모기퇴치제보다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유해물질 배출과 장기 노출에 따른 건강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 모기를 피하려다 사람과 지구가 함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헤럴드경제가 기후테크 기업 오후두시랩에 의뢰해 모기퇴치제 3종(스프레이형·전기액상형·연소형)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연소형 모기향을 1시간 사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67.8g으로 집계됐다.

반면 스프레이형은 1.16g에 불과해, 연소형 제품이 약 58배 많았다. 전기액상형은 3.78g으로, 연소형의 약 18분의 1 수준이었다.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차이는 제품의 작동 방식에서 발생한다. 연소형 모기향은 모기를 쫓는 성분과 나뭇가루인 ‘목분’ 등을 결합해 만든다. 불을 붙이면 목분이 천천히 타들어 가면서 살충 성분을 공기 중으로 내보낸다.

모기를 쫓는 동안 계속해서 ‘연소’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탄소 성분도 함께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반대로 전기액상형은 전기열을 이용해 약 성분을 휘발시키는 방식이다. 전기를 만들 때 탄소가 발생하지만 제품 자체를 직접 태우지는 않는다.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제품 하나를 생산하고 사용한 뒤 폐기하는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은 전기액상형이 1700g으로 가장 많았다. 연소형은 406g, 스프레이형은 291g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해서, 전기액상형이 더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전기액상형은 본체를 두고 액상만 교체하며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다. 스프레이형 역시 한 제품을 최대 250회가량 반복해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연소형 모기향은 한 번 태우고 나면 그대로 사라진다. 동일한 시간 동안 반복해서 사용하면 연소형 제품의 환경 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문제는 탄소만이 아니다. 직접적으로 우리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향이 타면서 만들어지는 연기를 사람이 그대로 들이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심지어 담배와 비교해서도 유해물질 발생량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7년 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양원호 교수팀은 한국실내환경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통풍이 잘 안되는 실험공간에서 모기향을 태울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담배 연기와 비교했다.

그 결과, 모기향 1개를 태울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질량은 담배 20~58개비를 태울 때와 맞먹었다. 폼알데하이드도 모기향 한 개에서 최대 담배 27개비를 태웠을 때와 비슷한 양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방보다 규모가 작은 밀폐형 공간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실험한 결과지만 모기향에서 흡연보다 더 많은 유해공기 오염물질이 배출될 수도 있다”며 “다른 방충제를 사용하거나 환기를 동시에 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최근까지도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연구진은 지난 7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가정용 살충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상은 우리가 흔히 쓰는 제품들이다. 뿌리는 스프레이 5종과 액상형 전자모기향 5종, 매트형 전자모기향 5종, 불을 붙여 사용하는 모기향 4종이다.

그 결과에 따르면 연소형 모기향이 타는 동안 벤젠과 톨루엔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여러 물질이 계속해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제품들과 달리 모기향 자체가 계속 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주의해서 볼 물질이 ‘벤젠’이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모기향.[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해당 물질을 사람이 오랫동안 들이마실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계산했다.

암 이외의 건강영향을 따져본 결과 조사한 제품 모두 우려 기준을 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소형 모기향은 달랐다. 환기되지 않는 실내에서 연기를 장기간 반복적으로 들이마실 경우 벤젠에 따른 발암 위험이 연구진이 적용한 기준을 넘어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지난 2023년 모기 등을 잡는 살충제에 사용되는 ‘d-알레트린’을 유효성분으로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알레트린이 사용된 뒤 빛에 노출돼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유전물질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고, 물이나 토양 등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U는 당시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위험을 고려했을 때 안전한 사용 조건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우리나라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EU 결정 이후 알레트린의 안전성을 다시 검증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당시 EU가 알레트린의 위험성을 평가할 때 사용한 방식에 과학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국립환경과학원 등 전문기관을 통해 추가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믿었던 소금, 함부로 못 먹겠다” 알고 보니 ‘미세플라스틱’ 득실…곳곳에 다 퍼졌다 [지구, 뭐래?]

“믿었던 소금, 함부로 못 먹겠다” 알고 보니 ‘미세플라스틱’ 득실…곳곳에 다 퍼졌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생수병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국경과 문화를 막론하고, 세계 곳곳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 ‘소금’. 그야말로 인류가 오랫동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60690

w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