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원도심에 ‘디지털·AI 기업’ 유치
제물포 Station-J, 공간 재생 넘어 성장동력 실험
11월 제물포담소 준공 이어 2028년 영스퀘어 완공
청년창업·기업 유치가 성패 가를 듯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 가운데 하나인 제물포역 일대에 ‘AI’라는 새로운 성장 키워드가 들어선다.
단순히 낡은 골목과 시설을 정비하는 기존 방식의 도시재생에서 벗어나 청년·기업·창업을 원도심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제물포역의 도시재생 전략이 전환되는 모습이다.
박찬대호 인천광역시가 제물포역 일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제물포 Station-J 도시재생사업’이 주요 거점시설 건립 단계에 들어가면서 침체된 원도심을 미래산업과 연결하려는 정책 실험이 본격화되고 있다.
핵심은 제물포역 북측에 들어설 ‘영스퀘어’다. 영스퀘어는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9592㎡ 규모로 조성된다.
디지털·AI 분야 혁신기업 입주공간을 비롯해 스마트팜, 교육장, 플래그십 레스토랑 등이 한 공간에 들어서는 복합 거점이다.
특히 지상 5~7층을 디지털·AI 혁신기업의 입주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제물포역 일대 도시재생의 성격을 단순한 ‘생활환경 개선사업’에서 ‘기업과 일자리를 유치하는 경제형 도시재생’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이 떠나는 원도심에 청년이 창업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기업을 끌어들여 지역 안에서 소비와 고용이 발생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건물 하나’가 아니라 원도심 산업구조 탈바꿈 구상
제물포 Station-J 사업은 2021년 12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인천도시공사(iH)와 총괄사업관리자 협약을 맺고 오는 2028년까지 추진되는 사업이다. 생활환경 개선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일자리·창업 기반 조성을 주요 축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경로당 리모델링, 주인공원 경관 개선, 담소·분식거리 경관 개선 등이 추진됐다. 주민공모와 집수리 지원 등 주민 참여형 사업도 진행됐다.
여기에 이제 ‘기업과 일자리’라는 경제적 기능을 본격적으로 얹는 것이다.
오는 11월에는 또 다른 거점시설인 제물포담소가 문을 연다. 제물포담소는 지상 4층, 연면적 612㎡ 규모로 현재 공정률 약 95%다. 준공 이후 미추홀구가 공유주방과 청소년시설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제물포담소가 주민 생활과 청소년을 위한 생활 거점이라면, 영스퀘어는 기업과 청년을 끌어들이는 경제 거점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관건은 ‘AI 간판’이 아니라 실제 기업 유치
문제는 이제부터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완공 이후 공간을 실제로 채우고 사람이 모이게 하는 것이다.
영스퀘어 역시 현재 지하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며 공정률은 약 20% 수준이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설 전체 운영관리는 인천테크노파크가 맡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입점 및 운영방안은 아직 조율 단계다.
따라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영스퀘어라는 건축물 자체가 아니다.
어떤 디지털·AI 기업을 유치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청년 창업가가 실제로 입주할 것인지, 이들이 제물포역 주변 상권과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 것인지가 핵심이다.
AI라는 이름을 내건 공간을 만드는 것만으로 원도심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이 들어오고 청년이 머물며 주민과 기업이 교류하고 소비가 지역에서 발생하는 구조까지 만들어져야 도시재생의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박찬대호 원도심 정책, ‘개발’에서 ‘활성화’로
이번 사업은 박찬대 인천시장 체제에서 원도심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원도심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인구와 상권의 이탈을 막기 어렵다는 현실에서 청년과 미래산업을 원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의 도시재생 모델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물포역은 교통 접근성이 높은 기존 도시공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산업·창업 공간과의 결합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책적 구상과 현장의 결과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영스퀘어가 실제 기업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청년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질지,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 효과가 확산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AI를 심는 도시재생’이 제물포역의 산업과 생활을 실제로 바꾸는 도시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는 주요 거점시설이 완성되면 청년·기업·주민이 함께하는 새로운 지역 활성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물포역의 변화는 이제 건설에서 시작해 운영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과거의 제물포를 고치는 데 그칠 것인지, 아니면 청년과 기업이 찾아오는 새로운 제물포를 만들어낼 것인지 주목된다.
2028년 영스퀘어의 완공은 제물포 Station-J가 단순한 도시재생사업을 넘어 실제 원도심 성장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gilber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