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개국 132개 해외무역관서 변화 전망
저전력 모드 등 10대 키워드 제시
2027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설명회 개최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비싸고 좋은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초저가 제품을 선택하고, 필요할 때만 만나는 임시 동반자를 찾는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AI)과 교감하고 연애하는 모습도 더 이상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16일 이 같은 세계시장 변화를 담은 ‘코트라 월드 트렌드 2027’을 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코트라는 내년 세계시장을 관통할 핵심 흐름으로 ‘가볍고 유연하게 사는 세대(라이트 싱크 세대)’와 ‘AI 동반자’의 등장을 꼽았다.
올해로 16년째 발간되는 ‘코트라 월드 트렌드’는 기존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시리즈를 개편한 책이다. 코트라의 86개국 132개 해외무역관이 현지에서 포착한 신기술과 신사업 사례를 토대로 향후 세계시장 변화를 전망했다.
코트라는 2027년을 이끌 10대 키워드로 ▷저전력 모드 세대 ▷슬리밍 이코노미 ▷무한 여행 ▷미테노믹스 ▷AI의 개인화 ▷AI 안전 시스템 ▷AI를 잡는 AI ▷재정의되는 인간과 노동 ▷순환과 재생 경제 ▷커스텀 라이프를 제시했다.
특히 초고속 성장과 경쟁에 지친 소비자들이 ‘가볍고 부담 없는 삶’을 추구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대중화되면서 체중 관리 방식이 변화하는 동시에 소비와 인간관계에서도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제품을 구매해 오래 소유하기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소유 부담을 낮추고, 영화·여행·운동 등 특정 활동을 할 때만 함께하는 일시적인 인간관계를 선택하는 식이다. 책에서는 번아웃을 피해 요양원을 찾는 Z세대의 사례도 이러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이용자의 취향과 감정을 파악하는 ‘AI 동반자’가 등장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사이의 관계가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인간이 아닌 AI와 연애하는 사람부터 딥페이크를 판별하는 AI,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을 지원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는 의료 AI 관제 시스템까지 다양한 해외 사례가 담겼다. AI가 만들어낸 문제를 다시 AI 기술로 해결하는 ‘AI를 잡는 AI’ 역시 주요 시장 흐름으로 제시됐다.
코트라는 책 출간을 기념해 오는 19일 교보문고와 함께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2027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설명회’를 개최한다. ‘거시경제·AI·라이프스타일로 조망하는 2027 비즈니스 해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전우형 코트라 무역투자정보실장과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장, 김대식 KAIST 교수, AI 예술을 선보이는 김혜연 안무가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세계시장 변화와 이에 따른 기업의 사업 기회를 짚을 예정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어느새 일상이 된 AI 대전환 시대에서 우리 기업과 독자들이 세계 흐름을 읽고 새로운 시장에 먼저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