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창사 70주년 기자간담회
49년간 운영…20만명 후원 참여
“한미 동맹 중요…北에 방송국 희망”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극동방송을 인수했을 당시 이미 구원파에 거의 넘어간 상태에서 팀 왓슨 선교사가 찾아와서 다시 찾아줄 수 없냐고 부탁했습니다. 대법원까지 간 구원파 사건을 재수사해서 다시 정상교로 넘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입니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16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열린 ‘창사 7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인상 깊은 기억으로 극동방송을 맡을 당시를 떠올렸다.
1956년 12월 23일 인천에서 첫 송출을 시작한 극동방송은 1973년 개국한 아세아방송(현 제주극동방송)과의 통합을 거쳐 현재 AM 2개, FM 13개 채널과 14개 중계소를 보유한 국내 대표 선교 방송으로 성장했다. 김 목사는 아세아방송 초대 국장으로 일하다 1977년부터 49년간 극동방송과 아세아방송을 공동 운영해 왔다.
극동방송은 KBS, CBS에 이은 우리나라 세 번째 지상파 방송사로, 국내에서 외국어로 해외 청취자들에게 방송한 최초의 방송사이다. KBS, CBS가 보도 기능을 맡은 반면, 극동방송은 종교 방송만 하고 있다.
김 목사는 “5년 동안 공동 운영을 하고 팀 선교사가 빠져나간 후 극동방송을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경제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보도 기능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다른 지상파에서 다 하는데 우리는 일반 뉴스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많은 방송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극동방송은 빚 없이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인들의 도움과 직원들의 헌신적 수고 덕분”이라고 말했다.
TV 방송을 하지 않는 극동방송은 서울 지역에서 한 달에 7000만원 정도의 라디오 광고를 하는 것 외에 후원으로만 운영한다. 매월 1만원의 헌금을 하는, 이른바 ‘전파 선교사’가 약 20만명으로, 20억원가량의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원자들은 방송을 듣고 신청하거나, 집회를 통해 동참하고 있다.
6·25 전쟁 때 미군 부대에 들어가 하우스보이로 일한 뒤 미군 상사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밥존스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침례회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늘 아침 미국 유엔 사령관 3명과 조찬을 했다. 그분들이 한미 동맹이 지금보다 중요한 때가 없다고 얘기했다. 만약 한국이 어려움을 당하면 도와줄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미국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믿을 수 있는 동맹은 한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요 사업들이 어떻게 하면 잘 발전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했다.”
극동방송은 민간 방송 최고 출력인 250kW급 전파로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 몽골 등 북방 공산권에 기독교와 민주주의를 전하고 있다.
김 목사는 “만약 북한이 열린다면 평양을 중심으로 극동방송을 세우고, 극동 아카데미에서 훈련받은 탈북 청년들을 보내 3년 동안 일하고 자립해서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북한이 다시 민주화가 돼 방송국을 세워달라고 하는 요청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인력과 자금은 다 준비됐고, 언제 북한이 개방되는가만 남았다”고 밝혔다.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방송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극동방송은 TV 방송에 진출하지 않고 라디오 방송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광현 극동방송 부사장은 “TV 방송에 대한 요구가 30년 동안 이어졌다. 교계에서도 압박이 많았다”면서도 “이미 기독교 안에서도 TV 방송이 많은 상황에서 중복 투자는 하지 않는 게 우리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한 복음 전파 영상 프로그램은 진행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플랫폼 사업자로서 극동방송의 역할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그런 사업들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 방송사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한국 교계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극동방송은 창사 70주년을 맞아 올해 초 전국 71개 미자립교회를 지원했으며, 호남권과 영남권에서 라디오 전도 대회를 개최했다.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원 700여 명이 참가한 여수·익산 ‘나라사랑축제’도 열었다.
내달 15일에는 부산에서 70주년 기념 대합창제를, 17일에는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홈커밍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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