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농산물가격안정제 본격 시행…마늘·양파 우선 적용
10a 이상 재배 농가 대상…기존 채소가격안정제보다 지원 범위 확대
경영비 전액·자가노동비 반영해 기준가격 설정…품목 연차적 확대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마늘과 양파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정부가 평년 도매가격의 80% 수준까지 농가소득을 보전한다. 내년부터 농산물가격안정제가 본격 시행되면서다. 우선 마늘·양파부터 시작해 대상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제1차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고 농산물가격안정제 대상 품목과 기준가격 산정방식 등 세부 운영방안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농산물가격안정제는 정부의 선제적인 수급관리에도 해당 연도 농산물 평균가격이 미리 정한 기준가격보다 떨어지면 정부가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 8월 개정돼 지난달 27일 시행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첫 적용 대상은 마늘과 양파다. 정부는 국민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수급관리 체계 구축 정도, 객관적인 생산비 통계 확보 여부 등을 따져 대상 품목을 연차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마늘과 양파는 작황에 따른 생산량과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선정했다.
다만 적용 품목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생산자단체 위원들을 중심으로 올해 도입 품목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예산 확보 결과를 반영해 연내 위원회를 다시 열 예정이다.
가격이 어느 수준까지 떨어지면 정부가 지원에 나설지를 결정하는 기준가격은 경영비 전액에 자가노동비 전액 또는 일정 비율을 더해 평년 도매가격의 80% 수준이 되도록 설정한다. 다만 상시적인 수급 불안으로 가격 급등락을 겪었던 품목은 재배면적과 생산단수 관리 등 수급안정 조치를 병행하면서 순차적으로 평년 도매가격의 80%를 보장한다.
기존 채소가격안정제보다 보장 수준과 대상도 크게 확대된다. 채소가격안정제는 가격 하락분을 최대 20%까지 보장하고 평년 도매가격의 60% 아래로 떨어진 부분은 보장하지 않았다. 농산물가격안정제는 별도의 하한을 두지 않고 평년 도매가격의 80% 수준까지 보장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도 채소가격안정제에 가입한 농가에서 동일 품목을 10아르(a·1000㎡) 이상 재배하는 전체 농가로 넓어진다. 농업경영체 등록이나 경작신고를 한 농업인·농업법인이 대상이다.
정부는 국가데이터처나 농촌진흥청이 해당 연도 농산물의 생산비 통계를 발표하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매년 기준가격을 고시한다. 실제 지급액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평균가격은 해당 작물의 수확기 가격을 기준으로 상품·중품·하품 가격을 모두 반영한다.
대신 가격 보장을 받으려면 농가도 수급관리에 참여해야 한다. 지원을 원하는 농가는 파종·정식기에 농업경영체 등록이나 변경 등을 통해 실제 재배면적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자조금단체에 자조금을 내지 않은 농가는 첫해 지급액을 20% 깎고 이후 차감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인다.
지방정부에도 책임을 부과한다. 재배면적 조정 등 법정 수급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지방정부에는 안정 생산·공급지원사업을 차등 지원하고 농산물가격안정제 예산 배정도 줄인다.
수입안정보험과의 중복 지원도 막는다. 가격안정제 지급 대상 농가가 수입안정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을 받았다면 해당 금액만큼 가격안정제 지급액에서 차감한다.
농식품부는 이날 심의한 대상 품목과 차액 지급 비율 등을 향후 고시를 통해 확정한다. 농업인의 의무와 준수사항, 사업 추진 절차 등을 알리기 위한 권역별 설명회도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농산물가격안정제는 농업인이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을 덜고 안정적으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국정과제”라며 “가격안정제도가 농가 경영안정뿐만 아니라 농가가 선제적 수급관리에 참여해 농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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