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일 개정 형소법 시행 앞두고 후속 정비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이 검찰 수사권 전면 박탈을 뼈대로 하는 새 형사소송법 시행에 대비해 경찰수사규칙을 개정하는 등 후속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 경찰이 대부분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경찰청은 10일 보완수사 요구 이행 완료 기간을 줄이고 결과를 통보하기 전 검사에게 보완수사 기록을 송부해 이행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등 새 형소법에 신설된 내용을 경찰수사규칙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도록 하는 대신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해야 하는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기간 연장이 필요한 경우 경찰은 그 사유를 검사에게 서면으로 제출해 최대 1개월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마친 뒤에는 그 결과와 함께 관련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동대문경찰서를 찾아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 현장 수사경찰의 역할과 책임이 한층 중요해졌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찰 수사가 안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보완수사 이행 의무 강화…“경찰 통제 두터워졌다”
‘중대범죄 수사 우선권’ 중수청과 관할 다툼도 우려
경찰은 개정 형소법으로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에 대한 의무가 더 엄격해지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통제 장치로 3대 요구 즉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구, 시정조치 요구가 강화된다”며 “현재도 경찰 수사에 문제제기할 경로는 다양하지만 개정 형소법 체계에서 요구 이행에 대한 규범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는 보완수사를,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의 사건 처리 전반을 검사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검사가 시정조치도 요구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더라도 검사가 모든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자의적으로 결론을 내릴 여지가 없다”고 했다.
경찰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경찰이 담당하는 전체 수사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청 관계자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막연한 불안감이 있지만 경찰 수사의 총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이미 대부분의 수사를 담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완수사 요구 이행 기한이 1개월로 단축되면서 일선 수사관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검찰과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모든 보완수사를 반드시 1개월 안에 마치라는 의미라기보다는 사건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히 이행하라는 취지”라며 “기간 연장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사건 핑퐁’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검찰청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대범죄수사청과의 관계 설정도 새 형사사법체계의 안착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함께 설치되는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사이버·내란·외환 등 중대범죄를 수사하게 되는데 경찰의 수사 범위와 겹친다. 경찰은 중수청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 범죄를 인지하면 3일 이내에 중수청에 통보해야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할 사건은 연간 8만여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중수청 관할 범죄를 인지하는 즉시 통보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은 경찰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중수청은 경찰이 수사하던 범죄가 중수청의 수사 범위에 해당할 경우 일방적으로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경찰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두 수사기관 사이에 사실상의 상하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과 중수청 사이에 사건 관할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하면 수사관할협의회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중수청에 중대범죄 수사의 우선권이 있어 사건을 선별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며 “이 역시 경찰이 중수청의 견제를 받는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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