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4시간을 5분으로 단축…SC 제형 전환 패러다임
할로자임 만료 앞두고 알테오젠 2040년대 특허 부각
ADC·AOC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적용 확대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바이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이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를 상대로 최대 4조4000억원이 넘는 대형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면서 올해 체결된 누적 계약 규모만 6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메가 블록버스터의 특허 만료를 방어해야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절박한 수요와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확장성이 맞물리며 원천 플랫폼의 가치가 폭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알테오젠은 최근 노바티스와 하이브로자임 기술이 적용된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ALT-B4(성분명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의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옵션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바티스는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Hybrozyme®) 기술이 적용된 ALT-B4를 활용해 복수 바이오의약품의 SC 제형을 개발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복수 옵션으로 확보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모든 옵션이 행사되고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이 전액 달성될 경우 알테오젠이 수령하는 최대 금액은 32억2300만달러(약 4조4165억원)에 달한다. 제품 출시 이후 순매출에 비례해 수령하는 로열티는 별도 산정된다. 양사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타깃 품목 등 상세 내용은 비공개다.
이번 계약은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이 가진 확장성과 연속성을 시장에 각인시킨 사례로 꼽힌다. 알테오젠은 올해 1월 GSK 자회사 테사로와 자궁내막암 치료제 젬퍼리 SC 제형 계약(약 4200억원)을 시작으로, 3월 바이오젠과 2개 품목 SC 제형 계약(최대 약 8675억원), 8월 5일 비공개 기업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약 5219억원)을 연달아 맺었다. 노바티스와의 이번 계약을 더해 알테오젠이 올해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규모만 총 6조2259억원에 이른다. 하이브로자임 단일 플랫폼 기준으로는 통산 10번째 기술이전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알테오젠의 기술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IV에서 SC로의 제형 전환이 환자와 의료 현장 모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기존 IV 제형은 혈관을 찾아 바늘을 꽂고 병상에 누워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4~5시간 동안 투여를 받아야 한다. 반면 SC 제형은 피하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2~5분 만에 고용량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환자의 일상 복귀를 돕고 혈관 손상을 줄일 뿐 아니라, 병원의 병상 회전율을 극대화하고 입원·처치에 따른 사회적 의료비용을 대폭 절감한다. 향후 자가 투여 및 재택 치료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에게는 ‘특허 방어(Evergreening)’라는 전략적 판단이 결정적이다. 통상 블록버스터 신약은 물질특허 만료 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공세로 약가가 급락하지만, 기존 정맥주사(IV)를 SC 제형으로 전환하면 새로운 제형 및 용법 특허를 통해 독점 기간을 10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 경쟁사인 미국 할로자임의 원천 물질특허가 2027~2029년 만료를 앞둔 반면, 알테오젠의 ALT-B4는 2040년대 초반까지 특허 보호가 유지된다. 복제약 진입을 장기적으로 차단해야 하는 빅파마에게 알테오젠이 유일무이한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아울러 단일클론항체(mAb)에 집중됐던 알테오젠 플랫폼의 적용 범위도 차세대 치료제로 넓어지고 있다. 노바티스가 3년 내 허가 신청을 추진 중인 파이프라인에는 근이영양증, 골수섬유증, 심방세동, 전립선암 방사성리간드 치료, CAR-T세포 치료제 등이 포진해 있다.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이 항체는 물론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등 노바티스가 보유한 다양한 모달리티 약물로 제형 전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할로자임의 특허 만료 시점이 임박할수록 2040년대까지 독점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알테오젠의 플랫폼 협상력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항체 제형 변경을 넘어 ADC나 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모달리티로 SC 기술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러브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플랫폼의 연속 수출은 알테오젠의 실적 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하나증권 추정 재무제표에 따르면 알테오젠의 매출액은 2024년 1029억원에서 2026년 5807억원, 2028년에는 1조82억원으로 뛰며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 역시 2024년 254억원에서 2026년 3682억원, 2028년 6786억원으로 급증하며, 영업이익률은 60% 중후반(2026년 63.41%, 2028년 67.31%)의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플랫폼 기술이전 특유의 높은 마진 구조 덕분이다.
알테오젠은 기존 물질이전계약(MTA) 체결 기업은 물론 신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논의를 강화해 하이브로자임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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