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중단 따른 계약상 종결 절차…韓 흑색종 임상 2상 순조
계약금 8000만달러 반환 없어…‘반환 뒤 재수출’ 성공 선례 잇나
지난달 제넨텍에 3조원대 비만치료제 ‘HM17321’ 기술수출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약품이 지난 2016년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 최대 9억 10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던 경구용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HM95573)’의 글로벌 권리를 10년 만에 반환받는다.
한미약품은 이번 결정이 수년 전 이미 예견됐던 통상적인 행정상 종결 절차일 뿐이며, 국내에서 진행 중인 흑색종 임상 2상은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달 제넨텍과 새로 체결한 3조 원대 비만치료제 기술수출을 축으로 양사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28일 제넨텍과 체결한 벨바라페닙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해 파트너사로부터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을 통보받았다고 29일 공시했다. 해지 효력은 통보일로부터 90일 후인 오는 12월 27일 발생하며, 양사는 종료일까지 책임과 권한의 원활한 이양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 체결 당시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했으며, 총계약 규모는 계약금 8000만달러(당시 기준 약 880억원)와 단계별 마일스톤 8억3000만달러를 합쳐 9억1000만 달러였다. 이번 계약 해지로 잔여 마일스톤은 소멸하지만, 한미약품이 기수령한 8000만 달러는 반환 의무가 없어 직접적인 재무적 타격은 없다.
한미약품은 이번 공시에 대해 “이미 수년 전 제넨텍이 개발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던 사항의 ‘계약상 종결 절차’이자 예견됐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권리 반환과 별개로 한미약품의 벨바라페닙 독자 개발은 계속된다. 한미약품은 애초에 권리를 유지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서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를 위한 경구용 항암제 목적으로 임상 2상을 순조롭게 전개하고 있다. 향후 제넨텍이 축적한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회수해 이를 토대로 적응증 확대나 새로운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모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미약품 측은 “연내 출시 예정인 비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페)’, 얀센으로부터 반환된 뒤 미국 머크(MSD)에 다시 기술수출된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등의 사례처럼 신약 개발 부문에서 권리 반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기회”라며 신약 개발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사의 협력 전선도 항암제에서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재편되며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4일 제넨텍과 근육을 보존하면서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량하는 비만 치료 후보물질 ‘HM17321’에 대해 최대 23억달러(약 3조2000억~3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오랜 기간 축적된 제넨텍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해당 비만치료제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히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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