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입법예고 된 공소청 직제안·검사정원법 시행령안

여권, 검사 정원 등 문제삼아…행안부 장관도 “수정 논의”

법조계, 범죄 대응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이상섭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신설되는 공소청의 직제 관련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공개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여당인 민주당에선 공소청 검사정원 등을 문제삼고 나섰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수정안을 논의 중이고 필요시 입법예고를 재공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기류를 두고 법조계에선 가뜩이나 출범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의 추가 수정으로 형사사법체계 공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수장 없이 출범하는 개문발차(開門發車)가 불가피해졌는데 관련 규정마저 범죄 대응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헤럴드경제가 대검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검(지청 포함)의 미제사건 수는 2021년 3만2424건에서 지난달 기준 16만4822건으로 약 5배 이상 늘었다. 2021년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해로, 이때부터 검찰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와 경찰공무원 범죄만 직접수사 하고 그 외 형사사건은 경찰이 맡았다. 아울러 경찰이 1차적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됐다. 2021년 이후 불송치송부기록 및 수사중지송부기록을 제외하고도 검찰에 계류 중인 미제사건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전국 지검의 미제사건은 2022년 5만1825건으로 뛰었고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지난해 9만6256건을 기록했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게 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 전국 검찰청에 있는 사건이 경찰 또는 중수청 등 수사기관으로 넘어가게 된다. 지난 7월 말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청에 속할 검사들에겐 수사권이 사라진다. 검사의 보완수사권도 폐지됐다. 때문에 16만건이 넘는 사건이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어가게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 등 1차 수사에 대한 통제 기능에 의문 부호가 남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4일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내놓으면서 전날(9일)까지 입법예고 했는데 민주당에서 이를 두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현재 수준 검사 정원 2292명을 유지하는 내용 등 ‘검찰개혁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와 공소를 담당하던 검찰 근무에서 수사가 빠졌는데, 검사 수는 1명도 줄지 않았고 일괄 수사 인력도 6100여명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도 기존 검찰 업무에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조직과 인력, 예산도 그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혹시 과도한 조직의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는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공소청에서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전담해 들여다보게 될 사법통제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방대한 수사 인력과 검사 정원을 그대로 남겨두려는 의도는 뻔하다”라며 “통제받아야 할 대상이 타 기관을 통제하는 사법통제부 신설은 명백한 적반하장”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나온 관련 질의에 “우선 직제령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들어서 지금 수정안을 논의 중”이라며 “필요하다면 입법예고를 재공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법령안 심사 등을 담당하는 법제처도 최근 공개된 공소청 직제안 등에 대해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여권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를 중심으로 한 형사사법체계 대변혁 이후 대응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되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입법적 빈틈도 적지 않은데, 거기에 더해 하위 법령까지 미흡한 방향으로 후퇴하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 등이 작성한 수사기록 검토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검사 정원을 줄이는 등의 시도는 최소한의 통제 장치조차 없애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16만여건 사건을 넘겨받게 될 경찰 등 수사기관이 업무과중에 시달리게 되면 결국 수사가 질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오히려 지원 내지 통제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는 10월 2일 이후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하면 사건 기록은 공소청에 ‘송부’하게 된다. 공소청의 사법통제부는 불송치 사건 기록을 검토해 추가 수사 필요성 등이 확인되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없이 보완수사 요구나 시정조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사건을 재배당해 이행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공판 단계에서 재판부 지적 사항을 수사 단계에서 곧바로 반영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이에 따라 공판 단계에서 공소유지 중요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판검사 수가 현재도 재판부 수보다 적은데 검사 정원이 더 줄면 공판대응이 부실해지고 결국 형사사법체계 구멍을 키우는 일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공판검사 수는 300명인데 재판부 수는 581개다. 재판부 수는 증가 추세인데 검사 정원은 2014년 2292명 그대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불송치 사건 등을) 잘 보기 위해 사법통제부를 만들어서 하겠다는 것인데, 거기에 투입되는 검사도 상당수가 될 텐데 (이를 바꾸면 보완수사 요구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와 배치되는 것”이라며 “(사법통제부)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능과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봤다.

이어 “현재도 기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만큼 공판검사 수가 부족하다. 오히려 판사들도 변호인이 주장하면 반박을 못 한다며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검사정원 축소에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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