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구체 기여 방안 결정된 바 없어”

박성준 “파병관련 당결정은 최종입장이어야”

드론에 포착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들의 모습 [로이터]
드론에 포착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들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윤호·전현건 기자] 정부가 미국이 요구해온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범여권에서 파병 반대 목소리가 나오며 정부의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나설 경우 미국 주도의 ‘해양자유연합(MFC)’ 일환으로 군사적 기여를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을 파병 시한으로 제시했으나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 임무단은 본격 가동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우선 미국 주도 작전에 참여한 뒤 추후 다국적 임무단과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방안에 대하여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나, 구체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 관계자는 중동에 파견된 현지조사단은 해당 지역 정세 및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파병 결정에 대한 판단을 돕기 위해 현지조사단을 보낸 것은 맞지만, 호르무즈 파병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특히 범여권과 시민단체에서 ‘파병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의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라크 전쟁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등 601개 단체는 파병 추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파병의 문제 같은 경우는 상당히 외교적 파장, 또 국내에 미치는 여론의 파장이 워낙 큰 문제이기 때문에 당에서의 결정이라고 하는 것은 최종입장의 언어가 돼야 한다”며 “미리미리 하나하나 얘기를 할 경우 불에 기름 붓는 격이 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병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재가를 통해 국회로 제출되고, 국회 국방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면 통과되는 만큼 161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여권에선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을 두고 벌어진 분열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국회 국정연설에서 “굳건한 한미 공조가 필요하다”며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96명은 찬성 49명, 반대 43명, 기권 4명으로 찬반이 팽팽하게 나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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