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실종자 9명 수색 이어져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홍수가 발생한 지 9일째인 3일(현지시간), 구조 당국이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실종자 수십 명의 생존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터널에는 공기와 식량, 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약 90명이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구조 당국은 직원 수백 명이 실종된 수력발전소 4곳의 터널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2개 터널에 약 90명의 직원이 생존한 채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암슈 키란 샤히 네팔 전력청 이사는 두 터널 내부에 공기가 남아 있어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일부 터널에는 통신과 휴식을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고 식량과 물도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샤히 이사는 “터널 안에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리슐리 3A 발전소에는 산소 파이프도 설치돼 있어 터널 내부에 산소가 공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대는 전날까지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 주변에서 수색을 시도했지만 두꺼운 진흙과 토사, 거대한 바위에 가로막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단 구룽 네팔 내무부 장관은 전날 생존자 발견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색에 참여한 네팔군 관계자도 “생존자를 찾을 희망이 있는 한 수색·구조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생존자가 없더라도 시신은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명피해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네팔 재난관리청이 집계한 네팔 내 사망자는 이날 현재 최소 1252명이다. 중국에서도 최소 21명이 숨져 양국 사망자는 1273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 네팔 4216명, 중국 541명 등 모두 4757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며칠간 인명피해 규모에 변화가 없었지만 전날 시짱(티베트)자치구 지룽 통상구의 핵심 피해지역으로 이어지는 육상 구조 통로가 확보됐다. 구조대가 현장에 진입하면서 추가 피해도 확인되고 있다.
네팔에서는 전체 국민의 약 5%에 해당하는 160만명이 이번 홍수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3700여가구, 1만4000여명은 도로와 교량 유실 등으로 고립돼 있다.
가옥 7500여채는 완전히 유실되거나 진흙 등에 파묻혔다. 남아 있더라도 사람이 살 수 없는 주택까지 포함하면 약 2만채를 새로 지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의료·위생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라수와·누와코트 등 피해지역 임산부 약 4430명이 안전하게 출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어린이 최소 2만2000명에게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용품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네팔 정부는 끊어진 교통망과 전력·통신망 복구에 나섰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피해지역 통신 서비스가 전날까지 약 95% 복구됐다고 밝혔다.
중국 국경 지역에서 유실된 산사태·홍수 조기경보 시스템도 다시 구축한다. 네팔 재난관리청은 라수와 지역 국경마을 티무레에 카메라와 센서, 위성통신 장비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산사태나 홍수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발송하는 방식이다.
한국인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한 수색도 이어지고 있다.
네팔 정부의 요청으로 파견돼 전날 현지에 도착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이날 네팔군과 수색 구역 및 방식 등을 협의했다. 이규호 KDRT 구호대장은 네팔 중북부 바타르 지역의 네팔군 사령관과 만나 구체적인 수색 계획을 마련했다.
한국인 실종자 9명이 근무했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헬기 1대를 띄워 발전소 메인캠프부터 강 하류까지 수색 범위를 넓혔다. 기존에는 실종자들이 있었던 사무동과 상부 위어댐을 중심으로 수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남동발전도 현장에 드론 6기와 수색견 2마리를 투입했다. 다만 이날까지 한국인 실종자 9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mp1256@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