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J, 포스코·두산 등과 손잡고 日스타트업 투자

JC파트너스 한일공동펀드 결성 속도

일본 바이아웃 매물 증가에 기업도 관심

교토퓨저니어링과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가 공동으로 건설하는 세계 최초 증식 블랭킷 실험실 UNITY-3 완공 예상도. [교토퓨저니어링 홈페이지]
교토퓨저니어링과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가 공동으로 건설하는 세계 최초 증식 블랭킷 실험실 UNITY-3 완공 예상도. [교토퓨저니어링 홈페이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일본 인수·합병(M&A) 시장이 아시아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국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본 현지법인을 통한 직접 투자부터 한일 공동펀드 결성까지 투자 방식이 다양해지고, 국내 대기업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의 일본법인 IMM인베스트먼트재팬(IMMJ)은 최근 일본 핵융합에너지 스타트업 교토퓨저니어링의 시리즈D 투자에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IMMJ가 한국과 일본 투자자들을 모아 조성한 프로젝트펀드 ‘한일융합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펀드에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두산, 현대자동차, GS건설 등 국내 대기업이 참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토퓨저니어링은 핵융합 발전 상용화에 필요한 원천기술과 플랜트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각자 산업 기반을 활용해 교토퓨저니어링과 기술·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일본 주요 M&A 사례
최근 5년간 일본 주요 M&A 사례

국내 PEF 운용사 JC파트너스도 일본 투자회사 UTC재팬과 손잡고 한일공동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 양쪽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 금액은 최소 5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프로젝트펀드에 국내의 대기업·중견기업들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투자 파트너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투자 대상이 확정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거나 프로젝트펀드에 출자하는 방법이 예상된다. 일본 기업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일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본 기업의 태도가 달라진 점도 투자를 시도하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일본 소부장 기업들은 삼성전자 등 한국의 글로벌 제조사를 고객사나 협력 파트너로 확보해 해외 판로를 넓히려는 수요가 상당하다. 이 때문에 한국 자본과 사업 파트너를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일본의 소부장 전문 VC UMI벤처스와 한일 딥테크 기업에 공동 투자하는 ‘크로스보더 벤처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양국의 유망 기업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상호 시장 진출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일본 시장은 폐쇄적인 기업 문화와 정보 비대칭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 VC가 스타트업 투자 목적으로 진출했고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를 제외하면 중견 사모펀드의 진출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투자사가 일본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일본 대기업의 사업 재편과 비핵심 자산 매각, 중소·중견기업의 승계 문제가 맞물리며 바이아웃 매물이 늘어난 영향이다.

일본의 M&A 전문 부티크로펌 레코프(RECOF)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일본기업 관련 M&A 건수는 26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이 중 해외기업의 일본 투자 232건, 일본기업의 해외 투자 309건, 일본기업간 투자 210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해외기업의 일본 투자는 372건으로 해외자본의 일본 투자 확대가 두드러진다.

최근 5년간 일본 기업 지분투자 현황
최근 5년간 일본 기업 지분투자 현황

국내 기업이 일본 현지 투자 대상을 직접 발굴하고 거래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일본 내 네트워크와 거래 경험을 보유한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기회를 모색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의 투자 정보와 실사 역량을 활용해 투자 위험을 낮추고, 직접 인수에 앞서 공동투자나 사업제휴 형태로 일반 시장에 우선 진입하는 전략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일본 M&A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국내 사모펀드뿐 아니라 기업들도 투자 의지가 높다”며 “사모펀드는 SI 확보로 딜클로징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들은 투자 리스크를 낮추려는 니즈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