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규 약정 317건…책임경영 강화
사익편취 규제 대상 첫 1000개사 돌파
총수일가 지분 3.5%, 내부지분율 61.4%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대기업집단이 총수와 친족, 임원 등에 성과보상 차원에서 주식을 지급하기로 한 사례가 1년 새 60% 넘게 늘었다. 특히 삼성이 책임경영 강화를 내걸고 임원 인센티브를 현금에서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전체 약정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계열사를 연결하는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의 16%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출자구조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을 발표했다.
조사 범위에는 올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102곳 가운데 총수(동일인)가 존재하는 89개 집단이 포함됐다. 이들 집단에 속한 3293개 회사가 분석 대상이다.
주식 지급약정을 활용한 기업집단은 모두 15곳이었다. 총수와 친족, 임원 등을 대상으로 맺은 약정은 585건으로, 전년 353건에서 232건 늘었다. 증가율로는 65.7%다.
삼성에서만 올해 새로 맺은 약정이 317건으로, 대상자는 전원 임원이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은 임원에게 현금으로 주던 인센티브를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주식 보상으로 대거 전환했다.
총수 또는 친족이 임원을 맡고 있으면서 주식 보상 대상에도 포함된 기업집단은 6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두산과 아모레퍼시픽, 교보생명보험에서는 총수가 약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한화와 웅진, 유진에서는 총수 2세와 약정을 맺었다. 한화의 경우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보상 방식으로 채택한 뒤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를 받는 회사는 88개 집단의 1047개사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와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가진 자회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전체 조사 대상 회사 가운데 31.8%다.
규제 대상은 지난해보다 89개사 늘었다. 새로운 기업집단이 지정된 영향 등이 반영되면서 처음으로 1000개 선을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보면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직접 보유한 곳이 431개사, 이들 회사가 지분 절반을 초과해 보유한 곳이 616개사였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 1435개에서 올해 233개로 급감했다.
순환출자나 상호출자는 실제 자금 투입 없이 계열사 간 자본을 부풀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업집단의 실질적인 소유·지배관계를 흐리거나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공정위가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영역이다.
공정위는 기업들이 스스로 순환출자를 정리한 결과 출자구조가 한층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순환출자가 남아 있는 기업집단은 4곳이다. 사조가 220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QCP 8개, 현대자동차 4개, BS 1개로 집계됐다. 이를 합하면 233개다. 지난해까지 각각 2개씩 순환출자를 갖고 있던 태광과 KG에서는 올해 해당 고리가 모두 사라졌다.
사조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릴 당시 순환출자가 1426개에 달했지만 올해는 220개만 남았다.
국내 계열사 간 상호출자는 9개에서 14개로 늘었다. 다만 올해 새로 지정된 기업집단이 지정 이전부터 보유하던 상호출자 6개가 새롭게 집계된 영향이다. 신규 지정집단을 제외한 기존 집단의 상호출자는 오히려 9개에서 8개로 감소했다.
총수가 존재하는 기업집단에서 총수와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내부지분 비율은 평균 61.4%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내려갔다.
총수 일가가 직접 가진 지분은 평균 3.5%에 그친 반면 계열회사 보유분은 55.5%에 달했다. 두 수치 는 모두 작년보다 하락했으나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과 기업집단 전체 내부 지분 간 격차 58%포인트 수준을 유지했다.
공정위는 두 지표 사이의 격차가 큰 것은 총수 일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으로도 계열사 출자를 통해 기업집단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이에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소유·지배 구조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총수가 직접 계열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기업집단은 전체 89곳 가운데 87곳이었다. 총수의 계열사 지분율을 집단별로 보면 일진글로벌이 51.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명화학 26.4%, 부영 23.1%, 아모레퍼시픽 17.5%, DB 16.8% 순이었다.
총수 2세 기준으로는 넥슨이 65.1%로 가장 높았고 한국앤컴퍼니그룹이 19.6%로 뒤를 이었다. 반도홀딩스와 애경은 각각 12.1%였다.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87개 기업집단에서 모두 425개사로 조사됐다. 하이브와 토스 계열에서는 자기주식을 가진 회사가 한 곳도 없었다.
대기업집단의 자기주식 보유 정도도 낮아졌다. 자기주식을 둘러싼 주주와 시장의 감시가 강화되는 가운데 총수 있는 기업집단 계열사의 평균 보유 비중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떨어진 1.9%를 기록했다.
집단별로는 미래에셋의 자기주식 비중이 10.5%로 가장 컸다. 교보생명보험이 8.5%, 케이씨씨가 7.5%, 부영이 5.9%로 뒤를 이었다.
총수 일가가 주식을 가진 계열사 중 상장회사만 보면 SK가 자기주식 24.6%를 보유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태광산업은 24.4%, 롯데지주는 23.6%였다.
해외 계열사를 거쳐 국내 계열사로 이어지는 출자관계도 확인됐다. 조사 대상 가운데 34개 집단의 국외 계열사 115곳이 국내 계열사 88곳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있었다.
이런 국외 계열사를 가장 많이 둔 곳은 롯데로 22개였다. SK가 11개, 한화가 8개, 네이버가 7개로 뒤를 이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20% 이상 갖고 있는 국외 계열사는 21개 집단에 걸쳐 57개사였다. 이 가운데 국내 계열사까지 직·간접 출자관계가 이어지는 곳은 5개 집단의 국외 계열사 10개였다.
총수 개인이 지분 전량을 소유한 국외 계열사도 있었다. 효성이 7개로 가장 많았고 전체적으로는 8개 집단의 16개사가 이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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