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국회서 교육시간 확대 정책 포럼
전교조 설문 응답 교원 99.1% “반대한다”
“학교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좋은 교육 아냐”
학생 발달·돌봄 중복·사교육비 절감 쟁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3시로 늦추는 방안이 국가교육위원회 공론장에 오른다. 다만 이를 두고 교원단체는 물론 초등학교 교장과 학원까지 수업시간 연장에 반대하면서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3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개최한다.
국교위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의 하나로 교육시간 확대의 사회·교육적 배경과 쟁점, 학교 현장의 여건을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포럼에서는 황인혁·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초등학교 수업시수 확대의 필요성을 정책적으로 검토하고,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이 교육시간 확대의 쟁점과 과제를 발표한다. 아울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와 학부모 등이 토론에 참여한다.
교육 현장의 반대는 거세다. 전교조가 전날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4~27일 조사에 참여한 전국 초등교원 2만2768명 가운데 99.1%가 저학년 정규 수업시간을 확대하는 저학년 3시 하교에 반대했다. 매우 반대가 97.5%, 대체로 반대가 1.6%였다. 현재 초등 1·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응답자의 반대 비율은 99.5%에 달했다.
학생에게 미칠 영향을 두고도 우려가 컸다. 응답자의 94.9%는 학생의 피로·스트레스가 악화하고, 91.6%는 놀이·휴식 보장이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사의 업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도 96.4%였다.
전교조는 “초등 저학년의 발달 특성과 현장 교원의 압도적인 의견을 무시한 일률적인 저학년 3시 하교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며 “돌봄 공백을 정규 수업시간 연장으로 해결하기보다 필요한 학생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적 방과후·돌봄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 역시 입장문을 통해 “보육·돌봄 문제를 정규 수업시수 확대로 땜질하려는 탁상행정”이라며 “수업시간 확대 논의가 학생의 성장과 발달보다 돌봄 공백·육아휴직의 한계·사교육비 절감 등 학교 밖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 운영을 책임지는 교장들은 기존 정책과의 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다. 전국 6100여개 국·공·사립 초등학교 교장으로 구성된 한국초등교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학교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곧 더 좋은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획일적인 제도 도입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하교 시각을 일률적으로 늦추면 기존 돌봄·방과후교육과 시간·공간·인력·기능이 중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교마다 교실과 교직원 구성 등 여건이 다른 만큼 교육과정과 교원 수급, 급식, 학생 안전과 하교지도까지 실행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원계도 반대에 가세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포럼을 앞두고 발표한 입장문에서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에 공감한다면서도 정규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방식에 반대했다. 특히 학교 체류시간 확대가 사교육비 감소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실증자료를 먼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대안으로는 육아휴직·유연근무제 확대와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돌봄망 구축을 제시했다.
초등 저학년 하교시간 연장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에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유사한 방안을 추진했지만 학생의 발달단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 속에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한 바 있다.
국교위는 이번 포럼에서 다양한 관점과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초등 저학년의 교육시간 문제는 단순히 시간을 늘릴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발달 단계와 교육의 질, 학교 현장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초등 저학년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과 정책적 과제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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