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1205명 선발…학생부 전형 86.1%
‘막차 입시’에도 절반 이상 상향 고려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도 변수
9월모평 재학생 줄었지만 N수생 늘어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이달 7일부터 시작되면서 2027학년도 대학입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올해는 대학 신입생 10명 중 8명 이상을 수시로 선발하는 데다 현행 고교 내신 9등급제가 적용되는 마지막 대입이라는 점에서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과대학 모집 구조가 달라졌고 지방 국립대 신입생 등록금 전액 지원도 변수다. 특히 고3 재학생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 졸업생 등 ‘N수생’이 늘어나면서 대학과 학과별 경쟁률·합격선도 예년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이달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다. 대학별로 이 기간에 3일 이상 원서를 받는다.
▶수시 비중 역대 최대…학생부 전형이 86%=2027학년도에는 전국 194개 일반대학이 전체 모집인원 34만9705명의 80.4%인 28만1205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수시 선발 비율은 역대 최대 수준이며 모집인원도 전년도보다 1296명 늘었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합친 학생부 위주 전형 선발인원은 24만2252명으로 수시 전체의 86.1%를 차지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15만8741명으로 수시 인원의 56.4%에 달한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은 수시 모집인원의 67.9%를 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8만3511명으로, 비수도권 대학에서는 비중이 22.7%지만 수도권에서는 44%에 이른다.
교과전형은 대학마다 졸업 연도 제한과 학교장 추천 여부, 출결·면접 반영 방식이 다르다. 고려대·서강대·연세대는 졸업생이 교과전형에 지원할 수 없다. 성균관대는 올해부터 2026년 이후 졸업자까지 지원을 허용하고 학교장 추천 인원 제한도 폐지했다.
‘교과 100%’ 공식도 점차 깨지고 있다. 경희대·성균관대·중앙대·한양대 등은 출결을 일부 반영하고, 건국대·고려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 등은 교과 관련 내용을 정성평가한다. 같은 내신 성적이라도 출결과 과목 선택, 학생부 기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종합전형에서는 전공 관련 과목 이수 현황이 중요하다. 서울대는 모집단위별 핵심 권장과목과 권장과목을 지정해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면접 실시 여부와 시기도 대학마다 달라 수능 전후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논술전형은 전국 44개 대학에서 1만2785명을 선발한다. 가톨릭대와 한양대는 논술 100%로 전형 방법을 변경했고, 중앙대는 ‘논술-일반형’과 ‘논술-창의형’으로 전형을 이원화했다. 의약학계열에서도 대학별 신설·폐지가 많아 모집요강 확인이 필요하다.
▶‘안정 지원’ 예상했지만 수험생 절반은 상향 고려=올해는 현행 내신 9등급제와 선택과목 체제가 적용되는 마지막 대입이다. 2028학년도 입시부터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고 수능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재수할 경우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수시에서 안정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수험생 사이에서는 상향지원 심리도 뚜렷하다.
진학사가 수시 지원 예정자 743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5%가 ‘상향·적정 지원 중심’ 또는 ‘상향 지원 중심’으로 원서를 쓰겠다고 답했다. 서울 소재 30개 대학 학생부교과전형 모의지원에서도 합격 가능성이 가장 낮은 ‘매우위험’ 구간의 지원 비중은 올해 19.6%로 지난해 10.4%보다 9.2%포인트 상승했다.
상향지원 경향이 뚜렷한 ‘N수생’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2027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지원자는 총 50만128명으로 전년보다 1만5772명 감소했다. 재학생은 38만8203명으로 2만2007명 줄어든 반면 졸업생 등은 11만1925명으로 6235명 증가했다.
정시를 주로 준비하는 N수생은 수시에서 합격 가능성이 낮은 상위권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재학생 감소와 N수생 증가가 대학과 전형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수시 합격을 가르는 핵심 변수다. 학생부나 논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불합격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의평가 성적과 영역별 경쟁력을 따져봐야 한다. 대학별 기준 변화와 ‘사탐런’(자연계 학생이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 등 응시집단 변화에 따라 수능 최저 충족률과 실질 경쟁률이 달라질 수 있다.
▶지역의사제·등록금 0원…지역대학 지원 흐름 변수=올해 처음 시행되는 지역의사제는 최상위권 자연계열 지원 흐름을 바꿀 변수다. 전국 31개 의대가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488명을 모집하며 이 가운데 458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수시 모집인원 중 447명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지원자는 학생부뿐 아니라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모집인원이 지역별로 나뉘는 만큼 개별 대학과 권역별 경쟁률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 정책도 지역대학 지원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역균형 장학금을 도입해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다만 종로학원이 수험생과 학부모 6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9%는 등록금을 전액 지원해도 비수도권 국립대에 진학하거나 자녀를 진학시킬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진학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13.5%에 그쳤다.
진학 의사가 없는 이유로는 ‘지방에 가거나 남기 싫어서’가 54.9%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 대학이 취업·진학 등에 유리할 것 같아서’가 38.2%로 뒤를 이었다. 대학 선택 때 ‘대학의 인지도와 위상’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은 59.1%였지만 ‘등록금과 장학금 혜택’을 꼽은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등록금 무상화가 전체 수시 판도를 뒤흔들기보다는 수도권 하위권 대학과 지방 거점국립대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험생의 선택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올해 수시는 6장의 원서를 안정·적정·도전 지원으로 나눠 배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학생부 경쟁력과 모의평가 성적을 함께 살피고 대학별 수능최저와 면접·논술 일정을 점검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상향지원을 주요 전략으로 고려한다고 해서 수시 원서 전체를 상향으로 구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합격 가능성이 높은 지원을 함께 가져가면서 일부 원서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전략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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