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후보 6명→3명 압축…내달 11일 최종 확정

반기기준 역대 최대 실적 양종희 회장 연임에 무게

‘3연임 제한’법제화서 주총 특별결의로 완화 분위기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 제공]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KB금융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서상혁 기자] KB금융그룹이 27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한다. 금융권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이 KB금융 회장 인선에 처음 적용될 수 있다고 예상됐던 것과 달리, 시기적으로 개편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KB금융은 이 영향권에서 비켜간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7일 후보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와 평가를 진행한 뒤 3명의 후보를 추린다. 다음달 11일에는 이들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한다.

현재 내부에서는 양 회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후보에 올라 있다. 외부 후보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은 1명이다.

KB금융은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 검증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늘렸다. 외부 후보에게도 1차 인터뷰까지 약 두 달의 준비기간을 부여하고 회추위원과의 사전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내부 후보와의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절차를 마련했다. 최종 후보는 자격 검증과 회추위·이사회 추천을 거쳐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KB금융은 지난 6월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하면서 후보자 평가와 검증 기간을 확대하고 외부 후보의 준비기간을 늘리는 내용의 세부 준칙을 마련했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후보 가운데 양 회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뿐 아니라 첫 임기 동안 거둔 경영성과가 연임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88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에도 연간 순이익 5조843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다시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09%를 기록했고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이익 기여도는 44% 수준으로 확대됐다.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도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이번 인선의 변수로 꼽혔던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도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해 3연임을 막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지만 최근에는 연임 자체를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를 법으로 직접 제한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정치권 등의 반대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임 횟수를 직접 제한하기보다 주주의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은 이번이 첫 연임 도전인 만큼 당초 검토된 3연임 제한안도 직접적인 제약 요인은 아니었다. 다만 금융지주 CEO 선임 절차 전반을 강화하려던 당국의 움직임이 이번 인선의 변수로 거론돼온 만큼 제도 개편의 강도가 낮아진 것은 연임 구도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제도 개편이 늦어진 데다 양 회장의 경영성과도 뒷받침되는 만큼 이번 인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권에서는 양 회장까지는 현재 제도 아래에서 인선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왔다”며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계속 미뤄진 상황에서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한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선 이후에는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한층 예민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양 회장 이후부터는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3연임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결국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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